좋은시

[스크랩] [박시영] 밤 갯벌

문근영 2013. 9. 25. 08:29

밤 갯벌

 

박시영

 

 

별의 가장 아픈 곳인지 모른다

 

수만 년 물질에 너덜거리는

질척한 바닥의 연한 물컹거림

 

발길 닿는 곳마다 푹푹 무너지는

시간이 게워낸 검은 토사물이다

비릿한 몸 냄새 풍기며 뒤척이다가

여린 혓바닥 내밀어

사삭사삭 제 상처를 핥는다

 

우묵하고 질척한 별의 숨구멍

 

숨구멍마다 달빛 받아먹는 손으로

먼 곳 물길 끌어당겨 이불을 덮는다

 

가장 움푹 파인 상처 자국이

행성의 아픔을 말없이 위로한다

 

 

 

ㅡ시집 『바람의 눈』(문학들, 2013)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이온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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