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이재무] 옥수수

문근영 2013. 9. 25. 08:28

옥수수


이재무
 
   

열병식 하는 병사들처럼 밭두둑


줄지어 서서 어느 날은 햇빛의 폭우에


어깨 축 늘어뜨리고 어느 날은 폭풍으로


땅에 닿을 듯 사지 휘어져 흔들어대다가도


달 푸른 밤이면 쫑긋, 둥근 잎사귀 열어


하늘의 말 경청하는 옥수수들 보고 있자면


나의 미래 불쑥 얼굴을 내밀어 올 것도 같다


한 여름 달아오른 지열의 적막 속에서


촘촘하게 박혀서는 누렇게 익어가는


옥수수 알들의 묵언을 나는 새겨 읽는 것이다

 

 


 

―웹진『시인광장』(2013. 7)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여름안개/곽도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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