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류호숙] 성깔머리

문근영 2013. 8. 19. 10:16

성깔머리/ 류호숙

 

 

물이 끓는다

주전자 속의 요동이 심상찮다

부글, 부글, 부부글

오늘 옆집 김 씨가 또 열 받았나 보다

동네 사람들은 김 씨를 물이라 부른다

 

평상시엔 냄비엔 담기든 소주잔에 담기든

담아내는 그릇마다 척척 달라붙으니

아무도 그를 미워하는 이가 없다

어쩌다 쏟아지고 밟혀도 성질 부리지 않고

여간해서 찡그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주전자가 불씨 위에 얹히면

더러운 성깔머리로 바뀐다

반쯤 눈을 흘긴 애

온몸에 땀을 흘리며 펄펄 끓어 넘친다

지칠 줄 모르고 사지를  흔들어 댄다

 

얼마 후 잠잠해지면

그건 부인이 불을 껐다는 거다

비등점이 김 씨를 완전히 바꿔 버렸다

 

차라리 얼음판이면 거울 되어

화려한 햇살을 반사할 텐데

 

 

 

 

- 반짇고리문학 제6집『푸른 갈비뼈 사이로 바람 분다』(그루,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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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매의 그날이 그날인 날!/ 김선아

 

 

 

복수 - 성깔머리 - 성질 - 정의로움

 

그것의 경계는 모호하나

 

다르다!

 

 

그날이 그날인 사람은

몰라서 그런지

알면서도! 그날인지?

부러울 때가 있다

 

 

불과 보름 전

어떤 이가 어딘가 코 박고 확 나가떨어지는 상상이 절로 든 나였는데

며칠 후 '뭐 다  그런 것 아니겠어~'하는 몸짓으로

사랑하려 애쓰고 있다

 

 

잠이 온다

정의로운 내일을 위해!

그날이 그날인 날을 위해!

 

줄입니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비매/김선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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