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동자
고은
드물고 드문 일이었다
애꾸눈인 그는
벽돌 한 판을 찍어내는데
30분이 걸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번인가 다시 찍었다
잠바 입은 사장이 내쫓았다
그는 혼자 벽돌을 찍기 시작하였다
그 벽돌은 잘 팔렸다
드문 일이었다
그는 벽돌 한 장 쌓는데
10분이 걸렸다
쌓은 뒤
몇 번인가 고개를 갸우뚱
다시 쌓았다
십장이 내쫓았다
쫓겨간 그는
집 한 채를 짓고 죽었다
소원성취
오랫동안 탈나지 않는 집이었다
드문 일이었다
드문 일이었다
그는 못을 박았다
박은 뒤
영영 빠져나오지 않도록 또 박았다
장도리가 아주 흥이 났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할 수 있었다
―시집『속삭임』(실천문학사, 1998)
―장석남 시배달『사이버문학광장 문장』(2013년 7월 22일)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흐르는 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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