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뜨는 손
정끝별
물만 보면
담가보다 어루만져 보다
기어이 두 손을 모아 뜨고 싶어지는 손
무엇엔가 홀려 있곤 하던 친구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북한산 계곡 물을 보며
사랑도 이런 거야, 한다
물이 손바닥에 잠시 모였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물이 고였던 손바닥이 뜨거워진다
머물렀다
빠져나가는 순간 불붙는 것들의 힘
어떤 간절한 손바닥도
지나고 나면 다 새어 나가는 것이라고
무연히 떨고 있는 물비늘들
두 손 모아 떠본 적 언제였던가
―시집『삼천갑자 복사빛』(민음사, 2005)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솜나리/박숙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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