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함기석
돌아앉은 까마귀다
내가
펜촉으로 쓰려고
쏙!
꼬리깃털 하나라도 뽑으면
갑자기 뒤돌아서서
나를 향해
내 이마를 향해
부리를 벌리고
탄환을 발사하는 새
내 광대뼈를 타고
턱을 타고
악몽처럼
붉은 밤이 흘러내리는 동안
접힌 날개를 펴고
단숨에
찰나에
내 몸을 통과해
무도(無島)로
날아가는 새
깃털 가득
어려운 피를 묻힌
―월간『현대시학』(2013년 5월호)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솜나리/박숙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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