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함기석] 언어

문근영 2013. 7. 26. 11:31

언어


함기석
 

 

돌아앉은 까마귀다

내가

펜촉으로 쓰려고

쏙!

꼬리깃털 하나라도 뽑으면

갑자기 뒤돌아서서

나를 향해

내 이마를 향해

부리를 벌리고

탄환을 발사하는 새

내 광대뼈를 타고

턱을 타고

악몽처럼

붉은 밤이 흘러내리는 동안

접힌 날개를 펴고

단숨에

찰나에

내 몸을 통과해

무도(無島)로

날아가는 새

깃털 가득

어려운 피를 묻힌

 

 


―월간『현대시학』(2013년 5월호)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솜나리/박숙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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