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찾아서

[스크랩] 혼자서 빙긋 웃게되는 이유 / 동해안을 다녀오다.

문근영 2013. 5. 30. 01:32

며칠 전 수요일, 여름 이후 처음으로 바다에 갔다.

꼬불꼬불한 해안선을 따라 칠포에서 영덕의 후포까지 올라갔으니 바다를 끼고 꽤나 멀리 이동한 셈이다.

그날, 바다는 봄바다처럼 잔잔했다.

 

국도에서 비켜나 좁은 구도로를 따라  가다보니 길은 내내 한적했다.

천천히 가다가, 끌리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차를 세우곤 했다.

바람 한 점 없이 포근한 날이라

떼지어 내려앉은 갈매기들도 졸고있나 싶게 나른해 보였다.

 

 

동네 앞에는 어김없이 오징어며 과매기가 내걸려 있다.

줄줄이 말라가는 오징어를 보며 '저걸 누가 다 먹나'했더니

동행은 한 술 더 뜬다.

상주 그 넓은 들판에 서서 누가 그랬다나?

그 많던 쌀을, 그것도 숟가락으로 떠서 다 없앴지 않느냐고...ㅎㅎ

 

먹는 얘기 나온 김에 한 가지를 더 하자면,

그날 점심을 굶을 뻔했다.

아침식사로 바나나 하나를 먹고 나선 길이라 배가 좀 고프던 참이다.

 

그런데 저 아래 칠포에서부터 저 윗쪽 후포까지 

식당 간판이 전부가 집게다리 쫙 벌린 벌건 게판이고, 횟집뿐이다.

아무리 봐도 일반식당은 보이지를 않는다.

아무리 해변이라도 그렇지,

바다에 왔다고 회 먹으러만 왔을까?

외지인은 회 먹으러 왔다고 쳐도

그 곳에 사는 분들은 외식할 때도 회만 먹는지??

 

2시 30분이 넘어서야 겨우 칼국수집을 발견했다.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원래 맛있는 집인지 몰라도

국수가 정말 맛이 있었다. 무아지경에 빠져 국수발을 건져먹었다. ^^*

 

 

이런 풍경 앞에서 먹는 얘기는 당치 않다! ^^*

바다에서 갈대를 만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해봤다.

잘 빗질해 놓은 듯이 가지런한 갈대 노란 숲을 발견하고는 연신 셔터를 눌러댔지만

애석하게도 그 곳 분위기의 백 분의 일도 표현하질 못했다.

 

연푸른 하늘과 쪽빛 바다와

하얀 모래밭과 황금빛 갈대와

감청빛 강물이 한 눈에 들던 곳,

저 곳은 고래불해수욕장이라 써졌 있던 곳이다.

 

바다를 다녀오면 며칠 간은 그저 기분이 좋다.

혼자서도 빙긋 웃어지는 순간은

분명, 내 속에서 바다를 다시 만나는 때이다.

 

 

                    

 

출처 : 인드라망
글쓴이 : 演菩提(연보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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