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찾아서

[스크랩] 팔공산 / 환성사

문근영 2013. 5. 26. 09:36
 
성(聖)과 속(俗)의 경계는 어디인가? 
속을 지나 성에 들어간들 성을 나와 속으로 돌아온들 미혹한 중생은 경계를 
알 수 없으니.. 

이따금 그놈의 경계가 보고싶으면 망설임 없이 떠나고픈 일주문이 하양의 무학산 자락 
주위산세가 가락지처럼 보이는 중심에 위치한 환성사 일주문이다. 
낮은 담장이 정겨운 천은사의 일주문, 불가사의한 구조로 최고의 찬사를 받는 범어사의 
일주문도 좋지만 돌기둥만 남아있는 환성사 일주문에 비할 수 있으랴. 
대부분의 일주문(기둥이 한 개라는 의미가 아니라 가지런히 서있다는 의미)은 두 개의 
목재기둥이나 범어사 일주문처럼 환성사 일주문은 약3m 높이의 4개의 돌기둥이 2개의 
우주는 사각형, 2개의 탱주는 팔각형이며 기둥머리에는 지붕을 가구한 흔적인 홈이 
남아있어 누구든지 마음껏 도편수가 되어 그림을 자기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주초에 물린 돌기둥 하부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각형의 홈이 이채로우나 그것은 
월방을 지지하기 위한 목재를 끼운 자국, "이 문을 통과하기 전에 속세에서 들은 모든 
지식은 버려라"라는 주련을 단 흔적, 처마를 지지한 활주의 흔적 등등으로 느껴보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는가? 틀리면 어때? 어차피 소설인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대선사가 배출된 기념으로 장대한 일주문과 대웅전 앞에 
큰 연못을 조성하는 불사가 있었다" 하지만 후에 게으른 노주지의 실수로 연못을 매워 
화재가 발생하여 전각과 일주문이 전소되었다지만 ㅁ자 형 산지중정 사찰의 전형처럼 
누하진입으로 대웅전 뜰에 이를 수 있으나 누(樓)가 아니고 水月觀(수월관)이다???? 

이럴 때 어김없이 나의 장난기가 발동하니... 
과연 노주지 스님이 게으른 탓일까? 
사찰을 점령하여 밤낮없이 민폐를 끼치고 수월관에서 달을 희롱하며 음주가무에 젖어 
있는 유생들 꼬락서니가 보기 싫어 주지스님이 원력을 세운 것은 아닐까? 
상구보리 하화중생도 좋지만 신성한 공간을 욕되게 하는 덜 떨어진 사이비 유생을 
몰아내기 위해서... 








누각 아래서본 대웅전 - 한발 한발... 아주 천천히... 작년인가? 울아들 놈이 대웅전 앞 이상야릇한 탑을 보더니 "이 기 무슨 탑이고?" 할 정도로 전형에서 먼 고려시대 탑과 간주와 화사석이 사라진 석등, 두 개의 노주석이 어울린 뜰과 고색단청을 한 전각 전체가 보물인 대웅전은 고건축의 맛과 멋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전각이다. 눈 내린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고픈 절집으로 추천되는 고요한 산사 환성사에서 예전에 해질 무렵에 뵈었던 군불을 지피던 사미승의 얼굴이 갑자기 떠오른다. 부짓갱이로 불장난을 하며 심검당에 불을 피우다 말고 " 보살님 밤 가지고 오세요!"라며 소리치시든 발갛게 얼굴이 물들어 있던 사미승의 얼굴이... 2003.07.05

사진...씽비게님,상감마마님
출처 : 저 산길 끝에는 옛님의 숨결
글쓴이 : 선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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