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노인의 지혜로 나라의 위기를 면하다

문근영 2012. 11. 18. 10:34

어 느 날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
. ‘노인을 공경 하면 큰 이익이 있느니라- 일찍 이 듣지 못한 것
을 알게 되 고, 좋은 이 름이 널 리 퍼지며, 지혜로운 사람의 섬김
을받는다”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 를 하셨다.
옛날에 기 로국싸컨핑 이 라는 나라가 있었는 데 . 그 나라에서 는
집안에 노인이 있으면 멀 리 갖다 버리 는 법이 있었다. 어떤 대
신이 아버 지 가 너무 늙어 나라의 법대로 멀 리 갖다 버리 려고
하니, 자식 된 도리로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곰곰이 생 각하던
끝에 땅을 깊 이 파서 은밀 한 방을 만들었다. 아버지 를 그 안에
모셔 두고 때 를 맞춰 지 극하게 섬겼 다
그때 한 천신 이 뱀 두 마리 를 가지 고 와 옹냉 뜰에 놓아두면
서 이 렇 게 말했다

“만일 사흘 안에 이 들의 암수를 가릴 수 있으면 이 나라가
편하겠지만, 그것을 가려내지 못하면 네 톰과 이 나라는 모두
멸망하고말것 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몹시 두려워 하면서 여러 신하들을 불러
이 일을 의 논했다 그러 나 디들 ‘저희들은 분별할 수 없습니
다"라고 말했디- 왕은나라안에 급히 영을내렸다
“만일 누가 이 뱀의 암수를 가려낼 수 있디면 ‘ 그에게 후힌
상을주리리"
대신은 집으로 돌이가- 늙으신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디 . 그러
자아버지가말했다
”그것을 가려내기는 쉽지 부드러운 물건 위에 뱀을 놓아두
면 거기서 부스대는 놈은 수컷이고‘ 꼼짝 않고 있는 놈은 암컷
이니라 ..
대신은 왕 앞에 니아가 이버지가 가르쳐 준 대 로 말했다 그
말대로 했더니 과연 그 암수를 가려낼 수 있었다-
왕은기뻐했다
천신은 또 어려 운 문제를 가지고 와서 물었다
“7-}-는 이 중에서 캔 이 논 누구이고‘ 깨 이 중에서 지는 이 는
누구인고?"
왕은 또 신하들과 의논했으나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다시 나라 안에 두루 알렸으나 아무도 몰랐다 대신

은 또다시 그의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는 어렵지 않게 대
답했다
“그것 은 학인헬 A 을 말한 것이다- 학인은 보통 사람에 대해서
는 캔 사람이고, 저 아라한에 대해서 는 잠자는 사람이니라 ”
그는 아버지가 가르쳐 준 대로 대 답했다 이번에 도 왕은 매
우기뻐했다
천신 은 다시 물었다
“이 쿄끼리의 무게 는 얼마나 되겠느냐 ?"
왕은 신하들과 의 논했지만, 역시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라
안에 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대신은또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 는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해 주었다
“코끼리 를 배에 싣고 큰 못묻 위에 띄워 배가 물에 잠기 는
곳쯤에 표시 를 하고는 코끼리 를 배에서 내려라. 그리고 이번에
는 그 배에 돌을 싣되 야까 표시 를 한 곳이 수변에 닿을 만큼
실으면 코끼리의 무게 를 알 수 있느니라 ”
대신은 그 말대로 대답했다
그러자 천선이 다시 물었다
"한 사발의 물이 큰 바닷물보다 더 많은 데, 누가 그것을 알
겠는가7"
왕은 신하들과 머리 를 맞대고 의 논했지만 아무도 몰랐고 , 나
라 안에서 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대신의 아버지 는 아들에게

이렇게가르쳐주었다.
“만일 어떤 사람이 한 사발의 물을 청정한 신심에서 성인이
나 수행자나 부모나 병자에게 베푼다면, 그 공덕으로 말미암아
무량겁을 두고 끝없는 복을 받을 것이다 바닷물은 이무리 많
아도 한 겁을 지나가지 못한다- 이로 미루어 보면, 한 사발의
물이 큰 바닷물보다 훨씬 많지 않겠느냐 ”
이 대답을 듣고 천신은 갑자기 변선을 하더니‘ 손복과 발목
에는 쇠고랑을 차고 복에는 쇠사슬을 걸고 온봄이 불에 활활
타오르는채물었다‘
“세상에 나보다 더 심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있겠느냐?"
왕과 신하들은 겁에 질려 떨고만 있었다 대신은 그 길로 아
버지한테달려가물었다
“어떤 사람들은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사람을 함부로 해
치며 성인을 헐뜯다가, 죽은 뒤 지옥에 떨어져 칼로 펀 산, 불
타는 수레, 칼이 꽂힌 길, 불타는 길로 끌려가면서 견디기 어려
운 고통을 받는다, 이런 고통은 사람의 상상력으로는 가히 헤
아릴 수 없다‘ 이런 고통은 지금 천신이 겪는 고통으로는 견줄
수도없느니라”
천신은 이 대탑을 듣고 . 이번에는 모양이 같고 크기도 비슷
한말두필을가져와물었다 .
.. 어느 것이 어미요. 어느 것이 새끼인가7"

왕과 신하들은 여전히 꿀 먹은 벙어리였다. 대신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렇게 일러주었다
·‘풀을 주어 먹게 해보아라. 어미 는 반드시 풀을 밀어 새끼에
게 줄 것이니라”
이와 같은 물음에 모두 대답하자 천신은 몹시 기뻐하띤서 왕
에게진귀한보물을많이주었다 그리고공중으로 사라지면서
이런말을남겼다
“나는 지혜 로운 이가 있는 너의 나리를 옹호해 외적이 침범
하지 못하게 하리라”
왕은 이 말을 듣고 몹시 기뻐하면서 그 대신에게 불었다
“이처럼 지혜로운 대답을 그대 자신이 알았는가, 아니면 누
가 가르쳐 주었는가? 그 대의 지혜에 힘입어 우리나라가 평안
해졌고 많은 보물을 얻었으며, 또 천신이 지켜 주겠노라고 했
다 이것은모두그대의 공이니라”
이에 대신은대답했다
.. 실은 저의 지혜가 아닙니다. 저의 집에 는 늙으신 아버지가
있사온데, 국법으로는 노인을 갖다 버리라 했지만 자식 된 도
리 로 차마내다버릴 수가없어 법 을 어겨 가며 숨겨서 모셔 왔
습니다 제가 대답한 것은 모두 제 아버지의 지혜를 빌린 것입
니다 원컨대 대왕께서 는 나라의 법을 고쳐 노인을 버리지 말
게하소서”

왕은 대신의 말을 듣고 크게 찬탄하면서, 그 대신의 아버지
를 나라의 스승으로 받들아 모시기로 했다- 그리고 그날로 나
라안에 영을내렸다
“오늘부터 노인을 버리 는 일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뿐 아
니라‘ 부모나 스승을 공경하지 않으면 무거운 별을 내릴 것이
로다 ..
〈잡보장정〉 지11 권

 

이 글을 옮기면서 문득 우리나라의 옛 폐 습인 ‘ 고려장’ 이 연상되
었다 늙은이나병 들어 쇠약해진사람을구덩 이 속에 버려 두었디가
죽은 후에 장사 지내던 풍속이다 그때 나름대 로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 금 생각하면 너 무도 비정한 풍습이 다 자기
를 낳아 길 러 준 부모가 늙고 병 들어 짐 스럽다고 내다 버렀다니‘
‘후레자식 들’ 이 란 표현만으로는 아무래 도 모자랄 것 같다
그러면 오늘에 는 그런 폐습이 모두 사라져 버렸을까? 아니다 잘
산다고 하는 이 른바 문영국일수록 ‘현대 장. 이 성행하고 있는 실정
아년가 요즘은 생명이 어떻 고, 인권이 어떻 고, 휴머니 즘이 어떻고.
떠 벌 리기 좋아하는 세상이라 차마 구덩 이 속에 갖다 버리 는 일은
못 하지만, 그 대신 양로원 이나 아파트에 또는 효도 관굉을 이 용해
여행지에 깃 다 버린다 생활비라는 부장물을 채워서. 그러니 인류
문명 이 고도로 발달했다는 오늘날까지 도 핵가족 시대를 운운하띤
서 노인을 내다 버리 는 폐 습을 공공연히 계승하고 있는 셈 이다 부
끄러운일이다
〈자타카〉에선가 무슨 책 애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 사연은 대
강이 렇다

띠뜻한 관날, 힌 아들이 늙은 아머니 를 등에 업고 꽃구경윤 간
다 꽃구강이 라는 만에 늙은 어머니 는 어 린 애 자럼 좋아라 한디 이
Al1 는 들김윤 지나 산지릭으로 접아 들었다. 아블은 산속으로 멜 없이
김어 서 쉰어간다 즙에 엽 힌 어머니 는 무거 울 텐데 쉬어서 가자고
아뜰이 힘 늪 것을 핏내 걱 정 한다 아뜰은 아까거L터 딸이 없다 숲길
이 짙 어 지자 어머니 는 선뜻 짚 이 는 것 이 있었는지. 이때 부터 솔잎
을 따서 띄엠띄엄 긴 애 뿌린 디-
말이 없덴 아들은 걸어가띤서 “어머님, 어째 서 솔잎블 길 에 뿌리
세 요?" 하고 묻는다
어머니 는 “네가 혼자 돌아갈 때 혹시 길을 잃 어버리띤 어쩌나 해
서 그 런디 라고 대단한다
이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다 당신은 죽으라 가면서 도 자식이 집
으로 돌아갈 때 행여나 길을 잃을세라 걱 정을 한다 이런 부모를,
잘산다는 현 대인일수록 더 쉽게 내다 버리 는 실 정이다
니는 쑥스러 운 고 맥 을 해야겠다 화창한 뷰난 아들의 등에 언 혀
‘ 꽃구경. 가는 늙은 어머니의 뒤 를 따라가만서. 아까부터 지커l만
눈앞이 흐려져 손수건으로 닦아 가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얼마 전
에 는 이 청준의 단편 〈눈길〉을 읽으면서 자식에게 상처 를 주지 않으
려 고 갖은 애를 쓰는 어머니의 미음을 보고 안개비 속에 갇힌 적 이
있었다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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