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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통합이란 무엇인가? 통합이 구성원들 사이의 완전한 일치를 의미할 수는 없다. 통일이니 단결이니 하는 말이 소수의 권력 독점을 은폐하고 잠재적 반대파를 억압하는 구실이 되기도 한다. 가짜통합이다. 완전한 통일성의 비전은 다분히 환상이다. 그러한 비전을 강요한다면 이미 반발과 갈등이 예정된 셈이다.
통합이란 부분적 일치를 바탕으로 부분적 불일치와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상태라고 파악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첫째, 정치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공존을 인정할 최소한의 공통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둘째, 이를 바탕으로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할 경쟁규칙에 참여자가 동의 또는 수용해야 한다. 이 경쟁규칙은 참여자들의 최대이익을 추구하지만, 서로 이해가 엇갈릴 경우 누가 이득일지 미리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일종의 게임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통합은 참여를 전제로 한다. 다수의 지지를 얻는 자가 승리하는 다수의 법칙 아래에서, 경쟁은 참여를 확대하고 통합에 기여한다. 폭력이 아닌 대화와 설득을 수단으로 하고,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 참여를 확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경쟁이 활발할수록 통합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다수의 법칙엔 요건과 한계가 있다. 다수를 확인하고 반영하는 절차가 제대로 확보되어야 한다. 소수가 다수로 바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근본가치와 공존을 침해하지 않으며, 소수가 보호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통합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야권의 두 당이 모두 통합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그런 사정을 반영한다. 그런데 최근 총선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은 새로운 참여를 확대하기는커녕 경쟁을 제한하고 기존 정파들이 나눠먹기를 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통합진보당은 절차적 정당성을 의심케 하는 모습을 드러내 충격을 주었다.
야권통합수준 이상의 더 큰 통합을 위해 진영논리의 실과 허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고, 남북통일을 위해 폭력적 대결구도와 관행에 대해 미래지향적으로 반성할 필요도 있다.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영을 위해 동아시아 질서에 대한 역사적·세계적 통찰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공존·참여·경쟁에 대한 건강한 인식과 관행을 수립하는 것이 절실하다. 여기서 절차적 정당성은 기본이요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