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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가 코앞이었다. 막판에 동동거린다고 평소 없던 실력이 붙을 리 만무지만, 불안한 마음에 책을 붙들고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집에는 공부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수업이 끝나면 교실에 남아서 책을 볼 수밖에.
늦가을의 쌀쌀한 날씨와 함께 찾아온 감기몸살은 좀처럼 내 몸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지친 몸은 쇳덩이처럼 가라앉고 있었다. 오한이 계속되었고, 관절이 쑤셨다. 10년도 더 된 아버지의 낡은 잠바를 걸치고 학교에 갔다. 교문 앞에서 벗어 작은 비닐 가방에 쑤셔 넣었다.
수업을 마치고 학교 식당에서 배춧국을 사서 밥을 말아 먹고 있었다. 수업이 끝났기에 잠바를 걸치고 있었다.
“야, 임마! 너 왜 잠바 입고 있어?”
3년 동안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지만, 얼굴을 아는 교사였다.
“엉, 왜 잠바 입고 있어, 엉!” “선생님, 제가 감기몸살 때문에 너무 추워서요, 학교에 남아서 공부하려니까 너무 추워서 ……” “이 새끼가! 너 임마, 교복 위에 잠바를 입으면 되냐?” “선생님, 몸이 하도 추워서 ……” “임마 봐라, 말도 많네. 너 교무실로 따라와!”
아, 일이 났구나! 사태가 쉽게 마무리 되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 차가운 교무실 바닥에 꿇어앉았다. 교사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나 역시 같은 말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 제가 감기로 열이 있어서 ……” “야, 임마, 그럼 집구석이 있을 것이지, 이 새끼가 ……”
교사는 벌써 짧은 대나무 회초리로 내 머리를 한 대 갈긴 터였다.
“야, 임마 교칙에 교복 위에 잠바 입으란 규정 있어?”
무조건 참고 죽을죄를 진 죄인처럼 ‘잘못 했습니다’란 말을 반복해야 했지만, 모욕적 언사와 회초리질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교칙에, 교복 위에 잠바 입지 마란 규정은 어디 있습니까?”
바라던 말을 내뱉어 먹이로 던져 주었다. 어리석게도 나는 휘발유를 끼얹고 불길로 뛰어든 셈이었다.
“이 새끼가! 어디서 반항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