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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의 공양법은 수행과 이어져 있다. 음식을 받을 때는 아예 먹을 만큼 적당히 양을 받고, 받은 음식은 다 먹어서 남기지 않는다. 공양이 끝난 후에는 발우에 남은 음식찌꺼기까지 다 씻어서 먹는다. 이는 수행자가 끼니를 탁발해서 얻은 불교전통에서 나온 것이다. 대중에게 밥을 얻은 대신 수행자는 수행을 통해 깨우치고, 그 깨우침을 대중에게 전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 불교에서 탁발은 사라졌지만 발우에 든 것이면 다 먹어야 하는 전통은 남아있다.
그 책에도 나와 있지만, 불가에 전해 내려오는 얘기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옛날 어떤 수행자가 어느 절에 큰스님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는 중이었다. 수행자는 큰절 입구까지 와서 잠시 개울가에 앉아 세수를 하고 땀을 식혔다. 그런데 절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물에 콩나물 한 개가 둥둥 떠내려오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이 절에 훌륭한 고승이 있다기에 찾아왔더니 그 소문은 거짓이로다’하면서 발길을 돌렸다. 그 때 절 쪽에서 한 행자가 뛰어내려오면서 저기 떠내려가는 콩나물 좀 건져달라고 소리를 치는 게 아닌가. 수행자는 역시 큰스님이 계시는 곳은 다르다면서 발길을 돌려 큰스님 밑으로 갔다.
초발심자경문에도 ‘너희가 배가 고프거든 산에 있는 나무껍질과 풀잎, 나무열매를 먹어라. 그것도 배불리 먹지 말고 주린 배를 위로하라’는 말이 있다. 불가에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은 다른 생명체의 생명을 먹는 것이라 생각하고, 단순히 배고프기 때문에 먹는 것이 아니라 공양을 통해 모든 존재가 서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는 계기로 삼는다고 한다. 그것이 석가 이래 불가의 아름다운 전통인 것이다. 우리네 사찰음식은 직접 담근 장류와 제 땅, 제 철에 난 채소, 그리고 정성을 다한 조리법으로 우선 정갈하고 그 맛이 담박하다. 사찰음식에는 공양에 담긴 생명의 가치와 검박함, 그리고 수행정신이 담겨있다.
그런 사찰음식이 상품화, 고급음식으로 둔갑하고 있다. 비싼 것은 1인분에 5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이런 고급 코스요리가 사찰음식으로 알려진다면, 절에서 모든 스님들이 이렇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 착각하게 될 것이다. 성철스님은 한끼에 반찬 세 가지 이상을 들지 않았다고 들었다. 큰 스님의 도는 따르지 않으면서 입맛만 챙기는 것이 옳은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최근 세계화와 한류 바람을 타고, 사찰음식을 고급요리로 개발, 뉴욕과 파리에서 선보인다는 소식도 들린다. 사찰음식이 갖는 그 아름다운 전통과 수행정신은 간 곳 없이 오직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편으로는 매우 우려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