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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선족 여인들은 남편을 ‘나그네’라 부른다. 왜, 그리고 언제부터 그렇게 불렀는지 이유는 분명히 알 수 없다. 몇몇 조선족 동포에게 물어보아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내 생각으로는, 중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고달픈 역사가 ‘나그네’라는 말 속에 녹아있는 것 같다. 일제시대에 중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낮선 이국땅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갔을 것이다. 혹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또 혹은 독립운동을 하느라 남자들은 늘 밖으로 떠돌아 다녔고 이런 남편을 나그네라 부르지 않았을까?
여인들은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남편을 나그네라 부르며 원망했을지 모르지만 그런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남자들 또한 마음이 편할 리 없었을 것이다. 1940년에 발표된 백년설의 노래 ‘나그네 설움’은 지금 들어도 가슴이 저려온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 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욱 마다 눈물 고였다 선창가 고동 소리 옛 님이 그리워도 나그네 흐를 길은 한이 없어라
나그네는 항상 서러운 존재이다.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사는 것 자체가 나그네 생활인데 그곳에서도 떠돌아 다녀야 하니 그 서러움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백년설의 노래는 조국을 잃고 떠도는 우리민족의 서러움과, 가족을 떠나 정처 없이 발길을 옮겨야 하는 남편의 서러움을 동시에 노래한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