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지는 소리를 듣다
김일태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때 돋아서
잎은
가장 가벼워졌을 때 스스로 진다
지켜서 오고 맞추어 그냥 감을
소리 내어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칠십 평생 흙 말고는 쥐어본 적이 없는
병 없이 살다 가신
상득이 어른
바람 착한 날
다투지 않는 모습으로 모든 것 되돌려주고
낮음을 취하는
저 든든한
땅울림.
-시집 『바코드속 종이달』(시학, 2009)
▶김일태=1957년 경남 창녕 출생. 시집 '그리운 수개리' '호박을 키우며' '어머니의 땅' '바코드속 종이달' 등.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경남도문화상 수상.
**천명(天命)을 아는 것은 솔성(率性)을 하는 것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불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오른다. 이 본성(本性)을 따르는 것이 도(道)이다. 여기 잎 하나 지는 것에서 도(道)를 얻었다. "지켜서 오고 맞추어 그냥 감을/ 소리 내어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 에 잎은 스스로 진다. 참 가을이 깊다. 성선경·시인
-[국제신문] 아침의 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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