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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뒷장을 읽는다
무심한 세월이 쓰고 간
투명한 글씨 위 아버지
長江 한 줄기 그리셨다
마킹펜이 지난 자리
푸른 물결 굽이굽이
배를 띄우랴
가보지 못한 세월 너머로
進進, 언덕으로 포구로
그 어디 너머로 進進
화면 가득 띄우고도 모자라
반 토막만 남겨진 배
돛대도 물결도 반 토막이
된 자리, 아버지 또 그리신다
정직한 삼각형
한· 두· 세· 네
넘어보자 했으나 넘지 못했던
능선 뾰족뾰족 이어진다
빨갛고 검은 日歷의 뒷면
연습 없어 미리 살지 못한 세월로
열 두 척 반, 배 떠간다
아버지, 그려내신 한 장 그림
소실의 문자 빼곡히 박힌
발음되지 않는 국어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