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집 / 임태진
푸른 오월 하늘에 제비 한 쌍 날아와서
한 올 한 올 물어온 흙더미와 지푸라기
이 세상 가장 튼튼한 집 한 채를 지었다
사글세로 떠돈 세월 돌아보니 아득한데
앞만 보고 달려 온 날들의 보상인 듯
한 생애 빛나는 훈장 처마에 걸리었다
집이래야 단칸방 남루한 살림살이
굳이 인가에 와 터를 잡는 이유는
질기디 질긴 인연을 내려놓지 못함이다
결국 산다는 건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강남으로 돌아갈 날 죽지로 헤아리며
해마다 삶의 이력에 둥지를 틀고 산다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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