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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장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반짝 경기를 경험해 본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 본 적은 없다. 앞으로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유연성 부족을 가장 중요한 경제체질의 취약점으로 꼽고 싶다.
급속한 변화와 경쟁의 세계화에 대응하려면 21세기의 세계경제는 급속한 기술 변화와 경쟁의 세계화로 특징지여진다. 이런 여건 하에서 경제의 핵심 주체인 기업들의 효율적 대응 능력은 유연성이 결정한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업의 신속한 변신이 요구되고 이것은 기업 체질이 유연하지 않고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체질의 유연성은 기업 자신의 노력과 기업의 외부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에 의하면 한국의 경우 기업의 외부환경이 기업 활동의 유연성에 매우 불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외부환경에는 몇 가지가 있지만, 정부의 행정규제가 그 중 중요한 한 요인이다.
행정규제는 산업 발전 경험과 역사, 문화와 관행에 따라서 세계 각국이 각각 다른 내용과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때문에 단순화하거나 획일적으로 어느 나라식의 규제가 좋고, 어느 나라식의 규제는 나쁘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21세기 세계경제의 변동성 심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세계 각국들이 행정규제의 개혁에 보다 큰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노력은 크게 보아 두 가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시장친화적 규제로의 전환이고, 다른 하나는 넒은 의미의 규제비용에 대한 평가를 통한 규제 철폐와 신설 억제이다.
시장친화적 규제란 시장의 기능을 제고하는 노력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의 활동을 규제하는 것이다. 예컨대 정보의 공개, 회계의 투명성에 관한 기준을 강화해서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활동을 적절히 감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의 산금법은 금융기관이 기업을 소유하는 문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규제이다. 이것을 시장친화적인 규제로 바꿀 경우, 은행이 은행의 수익성 제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기업을 소유하게 되면 시장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나서 주가가 떨어지고, 고객이 이탈하게 된다는 것이다.
규제 개혁 필요 넓은 의미의 규제 비용에 대한 평가는 세 가지 형태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규제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고, 둘째는 규제로 인하여 발생하는 행정 비용과 기업 부담을 측정하는 것이다. 영향 평가와 비용 측정에 따라서 부정적인 측면이 긍정적인 측면보다 강할 경우, 해당 규제를 단순화하거나 폐지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셋째는 규제를 신설하려 할 경우 그 규제에 영향을 받게 될 기업과 사전 상의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규제 신설을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 개혁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경제가 활성화된 국가로써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등이 있고, 아직 규제의 경직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로써 프랑스, 독일 등이 있다.
우리 정부도 규제 개혁에 노력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나, 그 실적이 극히 미약하고, 신설된 것들이 많아 기업의 입장에서 발목에 무거운 족쇄를 메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우리 경제의 활성화는 어렵다. 세계화를 외치면서 60년대식 규제 행정이 지속되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대처 전 영국수상과 같은 철학과 강한 리더십을 가진 정치 지도자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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