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절간의 밤 노래 / 박석무

문근영 2010. 7.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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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간의 밤 노래


어제는 4월이라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어서 세상이 온통 자비(慈悲)의 물결에 휩싸이는 기분으로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자비’를 통해 인류를 구제하려했던 석가모니의 뜻은 정말로 거룩합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자비와는 멀게 너무나 야박하고 매정한 부분이 많아 역시 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산선생의 일생을 살펴보면, 불교의 논리나 학설에는 분명하게 반대의 입장을 천명하였습니다. 일과 행동, 사공(事功)과 실천을 그렇게도 강조했던 실학자였기 때문에, 무위(無爲)나 좌선(坐禪)의 의미가 강한 불교논리와 다산의 논리가 합치될 수 없었음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산은 소년시절이래 생을 마치던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사찰생활을 끊이지 않고 계속하였으며, 높은 승려들과의 만남이나 대화가 계속되면서 아주 깊은 정을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고향집에서 가까운 수종사(水鍾寺)는 소년시절부터 출입하였고, 17세 때 아버지의 임소이던 전남의 화순에서는 동림사(東林寺)라는 절에서 독서하고 사색하면서 요순시대의 이상사회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그때 큰 학승인 연담유일(蓮潭有一)스님과의 만남이 있었으며 20세 전후에는 봉은사(奉恩寺)(삼성동 소재)에서 과거공부를 했습니다. 36세의 단옷날에는 고향에서 가까운 퇴촌면의 천진암에 형제들이 함께 찾아가 시를 짓고 대화를 나누면서 절간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온갖 새들 모두 평온히 잠들었는데                           百鳥眠皆穩
    두견새 외로이 슬피우네                                         悲鳴獨子規
    기구하고 외로우니 짝인들 있으랴만                         畸孤寧有匹
    깃들여 쉴 가지조차 없나봐                                     棲息苦無枝
    지나간 봄바람 기억하면서                                       春風憶
    어두운 밤 되면 두려움만 있겠지                              蒼蒼夜色疑
    달이 지고 사람이 고이 잠들면                                 月沈人正睡
    청아한 그런 뜻을 그 누가 알랴                                淸絶竟誰知
                                                                                    (寺夕)

‘절간의 밤 노래’라는 시는 두견새의 외로움을 잠 못 이루는 절간의 자신에게 견주었기에 부처님 오신 날에 떠오르는 시여서 소개합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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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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