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류근
사막도 제 몸을 비우고 싶은 것이다
너무 오래 버려진 그리움 따위
버리고 싶은 것이다
꽃피고 비내리는 세상 쪽으로
날아가 한꺼번에 봄날이 되고 싶은 것이다
사막을 떠나 마침내 낙타처럼 떠도는
내 고단한 눈시울에
흐린 이마에
참았던 눈물 한방울 건네 주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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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역설을 말해보자
때 없이 우리의 눈을 가리곤 하는 반갑지 않은 손님 뿌연 모래밭에 황사를 당신은 어떻게 보았는가
마스크로 호흡기관을 가리고 깊은 걱정에 잠겨 중국의 사망을 원망만 하였는가
위의 시인처럼 황사를 또 다른 시각으로 보지는 않았는가
사물에는 이렇게 한 개의 시각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잠시 황사의
몸속을 바라보자 그것을 통하여 나의 속도 바라보자 눈물의 속도 바라보자 다윈성의 시각을
우리에게 가능하게 하는 것 시의 미덕이다 그렇다면 오늘 황사주위보를 당신에게 내려야 하리라
사물을 들여다 보지 않는 말하자면 보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막연히 지나치는 오늘의 거리에서
(강은교 시인)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주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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