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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목민심서』 「형전(刑典)」을 읽어보면, 다산의 인도주의 정신이 얼마나 투철했던가를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다산은 형의 집행이 공정하고 원칙과 법에 따라야지 자의적인 법의 집행은 절대로 금해야 한다면서, 우선 남형(濫刑), 즉 과도한 형벌의 사용은 절대로 반대했습니다. 죄를 짓고 수사를 받거나 감옥에 갇히는 사람이야 어떻게 보아도 사회적 약자가 대부분임으로 그들에 대한 긍휼의 심정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무리 죄가 밉더라도 죄지은 사람이야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철저하게 강조했습니다.
형전의 「휼수(恤囚)」 조항을 읽어보면 인간 다산의 따뜻한 마음과 너그러운 인간애를 그냥 읽을 수 있습니다. 세상 밖의 지옥이 감옥인데, 감옥에 갇힌 죄수의 배고픔·질병·춥고 더움을 살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법집행자는 벼슬아치가 아니라는 강한 주장까지 했습니다. 몸이 아프지 않는가, 배가 고프지 않는가, 춥거나 덥지 않는가를 살펴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삶을 유지해주지 않는다면 그들이 어떻게 생존이 가능하겠느냐면서 그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거듭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목에 칼을 씌우는 것도 옛날의 제도이지 지금은 그것도 폐지해야 옳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처럼 수인(囚人)에 대한 인간적 애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런 다산의 인도주의 정신은 옛날의 올바른 제도가 그대로 집행되기를 강조하면서, 먼저 15세 이하의 죄인이나 70세 이상의 죄인에게는 매를 때리는 일조차 해서는 안 된다면서, 고문이야 말할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극악무도한 살인범이나 대역부도 죄에 해당하는 범인에게도 인도적인 측면서 허용되는 매를 때려야지 목숨이 부지되기 어려운 고문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독한 형벌보다는 관용을 베푸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옛날의 훌륭한 수령은 반드시 형벌을 너그럽게 하였다. 그런 일이 역사책에 실려 꽃다운 자취가 향기롭다(古之仁牧 必緩刑罰 載之史策 芳徽馥然)”라고 기록하여 너그러운 형벌의 결과가 어떤 것인가를 말해줍니다.
그래서 다산은 범죄수사의 대원칙으로 요즘의 말로하면 과학적 수사를 권했습니다. “이치를 살피고 물정을 분변하면 어떤 경우도 그 실상을 속이지 못하니 오직 밝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察理辨物 物莫遁情 唯明者 爲之 : 除害)”라고 말하여 고문을 하지 않고도 일의 원리를 철저하게 살피고 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판단한다면 어떤 경우도 속이지 못하고 실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실체적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귀한 인명에 고문을 가하는 경찰이 있다면 정말로 큰일입니다. 어떤 경찰서에서 고문이 행해졌다는 보도를 보고 느끼는 생각입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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