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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의 정치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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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인기가 바닥인데 반해 당내 경선에서조차 좌절한 박근혜 의원의 인기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높다. 그가 내놓은 정책 대안이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도 선뜻 답을 내놓는 이가 드물다. 그런데도 그가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는 데는 그의 절제된 언어 덕이 클 것이다. 그는 열 단어 이내로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한다. 짧은 문장에 저질스런 용어는 없다. 그의 그런 능력이 그를 품격 있는 지도자로 각인시켰다. 언어의 격이 정치인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정치권 사람들이 잘 안다. 그런데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정치권에서 함부로 말을 뱉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 어느 탤런트는 정당 행사에 나가 “이회창 후보 하는 짓거리는 뒈지게 두드려 맞아야 할 짓거리”라고 폭언을 했다. 그 탤런트는 세상 좋아진 것을 누구보다 고마워해야 한다. 옛날 같으면 그런 말을 하면 그날로 어느 곳에 끌려가 그야말로 뒈지게 두들겨 맞았을 것이다. 마치 반격이라도 하듯, 이번에는 이회창 캠프의 한 정치인이 이명박 후보를 향해 폭언을 퍼부었다. 이 후보가 자녀를 자기 건물 관리회사 직원으로 등록시켜 놓고 월급을 줘온 것을 두고 이 정치인은 “위장취업과 탈세는 좀도둑 같은 치사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이 후보가 한 일이 당당한 일이 못된다 하더라도 일국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를 좀도둑 같다고 몰아세운 것은 지나치다. 며칠 전까지 같은 당에 몸담은 처지에 그런 말을 하다니 우리 정치판 수준을 알 것도 같다. 전에는 상대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 독한 말을 해대는 일은 주로 부대변인이라는 직을 맡은 이가 도맡았다.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부대변인이 되고 만 것인가? 마치 다투듯이 아무나 막말을 한다. 전에 한 정치인이 어느 대통령의 입을 공업용 재봉틀로 박아야 한다고 했다가 혼쭐 난 적이 있는데 요즘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품위 없는 말에 식상한 사람들 가운데 공업용 재봉틀 생각을 하는 이가 적지 않을지 모른다. 나라 형편은 예전에 비해 몰라보게 나아졌다. 이제 그 형편에 어울릴 만큼 나라의 격을 높여야 한다. 국격을 높이는 데 누가 솔선해야 하는가? 정치인이다. 앞으로 선거를 치를 날까지 국민의 이목이 텔레비전이나 신문에 쏠리게 마련인데 정치인은 상대를 비판하더라도 용어 구사에 신중해야 한다. 상대를 비판할 때 형용사나 부사를 절제하는 쪽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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