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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릇의 지도층 인사가 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싶습니다. 다산의 글을 읽다보면 임금을 보필하여 ‘세상을 경륜하고 백성들을 도탄에서 건져내는’[經世濟民] 능력을 갖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곧은 말만 잘하는 ‘직신(直臣)’이라고 해서 공보의 그릇이 되지 못하고, 상대하는 사람들이 마음으로 덕을 입었다고 생각할 아량이 큰 행위를 할 수 있어야만 세상을 경륜하고 백성을 건질 ‘공보의 그릇’[公輔之器]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한(漢)의 급암(汲 )은 의기가 굳세고 매우 강직하여 하나의 절개로 높은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선비였지만, 공보(정승의 지위)의 기국(器局)은 아니었다”(汲 名高一節之士 非公輔之器也)라고 단정하고는,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처음에 공손홍(公孫弘)이 급암과 의견을 함께 하고는 조정에 들어가서는 배신하였다. 이런 경우 급암이 임금 앞에서 공손홍의 의견대로라면 어떻게 이롭고 해로우며 무슨 득이 있고 무슨 잃음이 있는가를 자세히 설명하여 자신의 견해가 옳고 공손홍의 견해는 그르다고만 밝히고, 임금에게서 물러나와서는 공손홍에게 ‘애초에 그대가 나와 의견을 같이 했는데, 조정에 들어가 배신한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했다면, 공손홍이 도리어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면서 자기의 잘못을 자복하고 또한 마음속으로 덕으로 여겼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고 곧바로 임금 앞에서 그의 간사함을 거리낌 없이 폭로하고 말았으니, 얼마나 박절하고 예의 없는 사람이었는가. 이런 사람이야 임금이 그의 입만 두려워 할 뿐,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공보의 그릇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자세한 이유를 열거했습니다.
다산의 글, 「급암론(汲 論)」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말은 절대로 박절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덕성스러우며 예의 발라야 합니다. 한 나라의 정승으로, 대신(大臣)으로 최고통치자를 보필하는 인재라면 그런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바른말만 잘하고 곧은 소리를 여과 없이 폭로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경세제민’의 넉넉한 아량과 기국(器局)을 지닌 인재들이 고루 등용되어 다산이 기대하던 백성들의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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