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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山이야기] 교만(驕慢)과 인색(吝嗇) / 박석무

문근영 2010. 4. 30. 09:52

교만(驕慢)과 인색(吝嗇)


공자(孔子)는 세계 4대 성인의 한 분입니다. 성인은 현자(賢者)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학문·인격·능력을 총체적으로 지닌 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공자님이 평생 동안 숭모(崇慕)하여 따르며 도달하고 싶었던 분이 주(周)나라 때의 주공(周公)이라는 성인이었습니다. 얼마나 그를 따르고 사모하였으면, “나는 주공을 따르리라”(吾從周公)라고 말하고, “늙고 쇠약해졌구나! 이제는 꿈에도 주공이 나타나지도 않는구려!”라고 탄식할 때도 있었으니, 공자가 주공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그의 높은 경륜을 배우고 싶어했는가를 그냥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주공이었건만, 공자는 “주공과 같은 재능과 아름다운 인품과 덕성을 지닌 사람일지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여타의 것들이야 따질 필요조차 없다”(如有周公之才之美 使驕且吝 其餘 不足觀也已 : 泰伯)라고 『논어』에서 명확히 말했습니다.

교만과 인색이 얼마나 못된 일인가를 단적으로 설명하여 바로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주공 같은 성인의 능력과 성품을 지녔더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야 알아볼 필요도 없다는 데서, 그것의 해악이 어느 정도인가를 그냥 짐작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다산은 그의 위대한 저서, 『논어고금주』라는 책에서 『논어』의 그 부분에 대한 보완적인 주석을 달았습니다. “교만이란 긍기(矜己)요, 인색이란 색시(嗇施)다”라고 풀이하여 자신에 대한 과장된 자랑의 마음이 교만이요 베풀기를 아끼려고 함이 인색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거만하고 교만하면 인격자들도 따르지 않지만, 인색하면 아랫사람들도 우대해주지 않는다고 풀이했습니다.

자기가 가장 잘났고, 가장 많이 알며, 가장 높은 능력을 지녔다고 남을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교만이야말로 지도자들의 가장 큰 불행이며, 남과 더불어 함께 하고 약자나 없는 사람에게 베풀 줄을 모르는 지도자는 정말로 불행을 자초하고 만다는 뜻입니다. 권력자들은 더욱더 그렇습니다.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부귀를 향유할수록 겸손하고 겸하며, 약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한없이 베풀 줄 알아야만 진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권력이동의 계절에, 고관대작에 오르고 많이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오른 분들이라면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공자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석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