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의영혼

간디의 진실(眞實)을 찾아서 주석 - 임성삼

문근영 2010. 2. 25. 12:39

간디의 진실(眞實)을 찾아서
 
삼성문화문고, 강봉식 역


 

Mohandas Karamchand Gandhi 1869∼1948

 


 

요즈음 흔히 과거 천 년을 말한다. 그러나 과거 천 년간 우리 인류에게 사랑과 평화를 가르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화를 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간디는 비교적 최근에 사랑과 평화를 사람들의 마음에 심어 주었다. 더욱이 그는 당시의 세계적인 강대국과 대항하여 비폭력(非暴力)으로 (영국이 결코 독립시키려하지 않았던) 그 큰 나라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을 이루어 내었다. 나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이 과거 천 년간 비폭력으로 이루어 낸 가장 큰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인류는 언제인가는 폭력, 즉 전쟁을 사용하지 않고 국가간의 일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현재 개인간의 문제점을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듯이. 그러나 국가간의 일을 폭력이 아닌 방법으로 해결한다고 하여 서로 고도의 잔재주를 부리거나, 위협을 사용하는 정도의 낮은 수단만을 이용하려 한다면 전쟁은 영원히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간디의 비폭력적 개념이 전쟁을 막을 수 있을 수 있다고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가 비폭력으로 이루어 낸 한 대륙의 독립은 일단 비폭력이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역사에는 아이러니가 많다. 비폭력을 정치적인 일에 구체적으로 적용시킨 간디가 권총으로 암살을 당한 일. 그의 힘으로 독립한 두 나라가 그 동안 벌인 전쟁(어떤 경우는 24 시간에 탱크 150 대가 부수어 질 정도로 격렬했다). 그리고 인도가 가지고 있는 원자폭탄.
그러나 이 아이러니가 간디의 개념이 옳지 않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간디가 뛰어난 인물이며, 그에 의해 비폭력 운동이 전적으로 이끌어졌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인류가 모두 그의 높은 정신적인 경지에 다다른 것은 아니다. 심지어 그가 생존해 있을 때는 서로 협력했던 그의 동족인 인도 사람들도 지금까지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의 화해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간디보다 2400 년 전에 인도에서 태어난 석가모니의 가르침도 인도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였으나 이것이 석가의 가르침이 옳지 않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류가 전쟁이라는 폭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합의할 수 있는 명제이다. 요즈음에는 거의 잊혀지고 있다고 생각되나 내가 어렸을 때는 전 세계가 그를 마하트마(위대한 영혼)라고 불렀었다.
간디는 자기의 깊은 세계에만 빠져있던 사상가가 아니다. 혹은 순진하게 진리만 믿고 그것만을 실천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본인은 그렇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앞서 소개한 '벤자민 프랭클린'과 같이 옳은 것을 찾으면서도, 주위 사람의 잘못된 점을 확연히 알 수 있는 능력과, 주위 사람들의 잘못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지성을 갖춘 매우 예민한 사람이었다. 실수나 실패 후에 올바른 길을 찾아내어 끊임없이 밀고 나갈 수 있는 끈질긴 투사이기도 하였다. 우리가 위인들의 자서전을 읽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런 끈질김을 그분들이 직접 적은 글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분들이 큰 일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