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는 집 / 이정록
슬픔은 살이 된다
신랑을 잃고 그는 울면서 찬밥을 먹는다. 손님이 적은 날은 버릴 수
없어서, 그렇지 않은 날은 남편 몫으로 퍼놓은 밥을 먹는다. 한번은
자신의 입맛으로, 새참은 남편의 식성으로 눈물 떨군다. 그가 살집에
갇힌 까닭도 그리움이고, 그가 풀려나올 수 있는 방법도 사랑이다.
뚱뚱한 세 딸 모두 엄마의 체질을 투덜거리지만 아버지가 보고플 때
마다 그들도 밥을 먹는다. 사람들은 그 집을 살찌는 집이라 부르며
간혹 그의 살집에 갇히면 좋겠다 큰소리친다. 하지만 옛사랑은 너무
뚱뚱해서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살찌는 집에 가면 슬픔도 비벼 먹을
수 있음을 알게 되고 살이 되는 눈물이 든든해진다.
찬밥 가득한 그의 몸은 보온밥통이다.
눈물 젖은 손으로는 플러그를 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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