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달거리가 끝난 봄에는 / 강기원

문근영 2010. 2. 5. 07:16


달거리가 끝난 봄에는 / 강기원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근거리는 자궁이 되는 거야
중년의 처녀막
기꺼이 찢어 내고
아지랑이의 젖물
보얗게 채우는 거야
부푼 아기집 속에
내가 들어가
다시 태어나는 거야, 무럭무럭 자라는 거야
비늘로, 날개로, 메아리로, 그림자로, 천둥으로.....


혼자서도 울리는
북이 되는 거야
급 화살 같은 햇살에
골반을 파고드는 소소리바람에
물고기의 혼인색에
위아래 뻥 뚫린 모자라
자꾸자꾸 숭숭
구멍 뚫리는 거야


그물코 없는 그물이 되는 거야
무엇이 걸리고
무엇이 빠져나가는
내버려 두는 거야, 이 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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