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백양나무 껍질을 열다/유가형

문근영 2010. 1. 24. 10:39

백양나무 껍질을 열다

                         유가형

 

 

 

 

잠 자는 백양나무 거북등을 열고

내 꿈을 밀어 넣는다

저 백양나무 구름을 뚫으면

내 꿈은 수틀에 십자수를 놓는 새가 되겠구나

 

단물이 흐르는 아릿한 봄볕의 환상

데굴 구르는 햇살의 발목을 잡는다

아직 불 켜지 않은 백열 전구가 흔들거리며

키득키득 입을 막는다

늪가 가시연꽃 손목에 솟는 꽃대처럼 내 꿈은

백양나무 껍질을 열지만

견고하다 구름은 아직

 

내 꿈은 이제 백양나무 거북등 껍질을 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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