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 멈추고

이보게 자네 낙조 구경 해봤나?...

문근영 2010. 1. 1. 12:13

이보게 자네 낙조 구경 해봤나?...

여보게, 서해의 낙조 구경가지 않으려나?





이보게나!!!
저기 저 곳 좀 보게나.





내 오늘은 보고야 말겠어.





이제 막 시작할 참인가보네 그려.
흩어진 것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군.
어서 가자구.서두르게





허허~~~저기 아랫쪽에는 벌겋네그려.
신들의 불꽃놀이가 시작되려나보네.





오호라!!!!
바로 이것일세.
온 힘을 다 쏟아서 마지막 혼을 불태우는구료.





어디, 어디.
아!!!!
할말이 없구료





참으로 아름답네그려.
우리도 저렇게 아름다웁게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





마지막에 저렇게 불태우다 가고싶네그려





아주 잠깐이지만. 참으로 황홀했어.





이제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려나보네.





인생이 이렇게 잠깐이야.





그도 아쉬운가봐





어찌 그렇지 않겠나?





사람 몸 한번 받기어려운데...
그래도 저이는 우리보다 낫지.





그는 날마다 새로이 태어나쟎나.





그리고 날마다 황홀한 모습으로 사라지지.





그러게, 저기 봐.
많이 서운한지 뒤돌아보네그려.





한줄기 긴 여운을 남기는군.





이보게, 우리 한잔할까나?
그러세.
조개들한테는 미안하네마는..
그도 마지막을 불태우다 가게 하세나.





흠흠!!!
그 자네 한테도 미안네그려.





다음 생에는 성불하게나.





이보게나.
오늘따라 많이 아쉽네그려.
우리도 불꽃 놀이나 한번 해보세.
그럴까?





한줄기 우리의 소망을 쏘아 올려보세나





비록 흩어질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