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삶의 매듭들이 지어진다,
그런 매듭을 통해서 안으로 여물어간다.
흔히 이 육신이 내 몸인줄 알고 지내는데
병이 들어 앓게 되면 내 몸이 내가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내 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병을 치료하면서 속으로 염원했다.
이 병고를 거치면서 보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이해심 많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묵묵히 서 있는 겨울 나무들을 바라보고
더러는 거칠거칠한 줄기들을 쓰다듬으며
내 속에 고인 말들을 전한다.
겨울 나무들에게 두런두런 말을 걸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
살아 있는동안 내부에서 무언가가 죽어 간다는 사실에 있다.
꽃이나 달을 보고도 반길 줄 모르는 무뎌진 감성,
저녁 노을 앞에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볼 줄 모르는 무감각,
넋을 잃고 텔레비전 앞에서 허물어져 가는 일상.
이런 것이 죽음에 한 걸음식 다가섬이다.
깨어 있고자 하는 사람은 삶의 종착점에 이를 때까지
거듭거듭 새롭게 일깨워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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