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
서정춘
그것은, 하늘 아래
처음 본 문장의 첫줄 같다
그것은, 하늘 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길게 당겨주는
힘줄 같은 것
이 한 줄에 걸린 것은
빨래만이 아니다
봄바람이 걸리면
연분홍 치마가 휘날려도 좋고
비가 와서 걸리면
떨어질까 말까
물망울은 즐겁다
그러나, 하늘 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당겨주는 힘
그 첫 줄에 걸린 것은
바람이 옷 벗는 소리
한 줄뿐이다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메모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제4회 평택 생태시 문학상 당선작] 이병철 (0) | 2019.02.11 |
|---|---|
| [스크랩] 화살 / 김기택 (0) | 2019.02.11 |
| [스크랩] 지구의 눈물 / 배한봉 (0) | 2019.02.11 |
| [스크랩] 열과(裂果) / 안희연 (0) | 2019.02.11 |
| [스크랩] 절개지 / 윤석산 (0) | 2019.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