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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16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조호연

문근영 2018. 12. 20. 02:13

[2016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조호연

 

겨울 더덕밭

 

 

오름 하나 달팽이처럼 등에 진 마을 있다
성산포에서 시오리, 돌아앉은 산간 마을
첫눈이
첫사랑인 양
지분대는 밭 언저리

 

 

아서라, 옆 마을에 공항이 들어선다니!
겨울잠 든 더덕밭 땅값도 들썩들썩
멍하니
일손을 놓고
보느니 백약이오름

 

 

어질머리 세월 속에 치매 도진 저 어머니
“메께라, 메시께라*, 내 땅이라, 내 몸이라”
밭머리
퍼질러 앉아
더덕줄기 붙들고 있다

 

 

*메께라, 메시께라 : 글자는 다르지만 같은 뜻. 남이 하는 말이 기막히고 황당할 때 반사적으로 나오는 감탄사격인 제주 여인들의 전용어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이순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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