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심는 사람
금은돌
매일매일
머리 위에 나무를 심어본다
머리 위에서 자라는 열매는 썩어도
썩지 않는 실험
어깻죽지에
나비가 날아 들어오도록 눈을 감는다
가끔
나의 천국
머리 위에 심었던 뿌리 몇 가닥이
콧구멍으로 내려와
비를 뿌리고
나는
고래를 기다린다
양팔을 뻗으니 밀물이 밀려듭니다
고래의 몸에 사람이 드나든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동인무크《사월》1호(201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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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돌 / 경기도 안성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 졸업. 저서『거울 밖으로 나온 기형도』. 2008년《애지》에 평론, 2013년《현대시학》으로 시 등단.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엄정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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