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11월 27일(목) 옥류천 지역에서 청의정 지붕의 이엉 교체 및 짚공예 체험 행사를 실시한다. 이번 행사는 올해로 세 번째이며, 궁궐 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초가인 청의정 지붕을 새로운 짚으로 엮어 얹는 이엉잇기의 재현, 달걀꾸러미 등 짚으로 만들 수 있는 소공예 체험과 우리 전통의 벼(수라벼) 전시 및 시식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즐겁고 뜻 깊은 전통 농경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지난 해 이런 뉴스를 우린 보았습니다. 예전 우리 초가들은 가을걷이가 끝나면 지붕 이엉을 새 것으로 바꾸곤 했지요. 20여 년 전만 해도 농촌 늦가을 들녘에 서면 마당에서 사다리를 타고 이엉을 지붕에 올려주고 지붕에서는 이엉잇기를 하려고 사람들이 날아다니는 광경을 보곤 했습니다. 우리네야 지붕에 오르면 떨어질까 봐 엉금엉금 기었지만 이엉잇기의 재주꾼들은 지붕을 마치 놀이터처럼 여기는 듯 했지요.
해마다 이엉잇기가 힘들었던 농민들은 박정희 정권 시절 울긋불긋 스레트지붕으로 고치는 새마을 사업에 손뼉을 친 이도 있지만 지금 와서는 오히려 그런 지붕이 흉물스럽기도 합니다. 초가를 보존하는 것은 우리 겨레의 소중한 문화를 보존하는 것이지만 이제 이엉 만들기에 적절한 키가 큰 벼를 구하기도 어렵고, 트랙터나 탈곡기를 거친 상처 난 볏짚은 이엉을 만들어도 한 해 버티기가 어렵고 큰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끊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제 이엉잇기는 특별한 행사장이나 가야 볼 수 있는 귀한 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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