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2009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틀린 자막 몇 개]
안녕하세요.
무척 춥네요. 늘 건강 잘 챙기시길 빕니다.
1. 어제저녁 KBS2 1박2일에서 '야식 쟁탈 레이스'를 하며 '우동'을 먹는 것을 방송했습니다. '야식'은 국립국어원에서 '밤참'으로 다듬은 지 한참 되었습니다. '쟁탈 레이스'보다는 '뺏기 내기'나 '뺏기 겨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저라면 '야식 쟁탈 레이스'라고 안 쓰고, '밤참 내기'나 '밤참 겨루기'라고 쓰겠습니다.
일본말 うどん[우동]은 우리말로 다듬으면 '가락국수'입니다. '우동'이 바로 일본식 가락국수입니다. 왜 이런 좋은 말을 두고 '우동'이라고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방송에서...
청룡포에 있는 관음송을 소개하는 자막에서는 높이가 30M라고 나왔습니다.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 미터는 대문자 M이 아니라 소문자 m입니다. 대문자 M은 백만을 뜻합니다.
2. 어제저녁 7:44분에 MBC에서 '대한민국 스타 랭킹'이라는 방송을 내 보내면서 '따놓은 당상'이라는 자막을 내 보냈습니다. 감나무에서 감을 따듯 뭔가를 따 놓은 게 아니라, 당상 자리를 따로 떼어 놨다고 해서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3. 오늘 아침 6:51분에 KBS1 뉴스에서 '많이 춥다'고 했습니다. 더위나 추위를 나타낼 때는 많이를 쓰지 않고 '꽤나 무척'을 씁니다. 오늘 아침 무척 춥고, 내일도 꽤 추울 거라고 합니다.
이번 주도 늘 웃으시면서 보내시길 빕니다. 저는 이번 주까지 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감사... 늘 감사하며 사는 게 좋은데 저는 왜 이리 '감사'가 지겹고 싫은지 모르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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