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스크랩] 잘 익은 보리가 들불에 타듯이

문근영 2016. 6. 6. 13:30

한 바라문에게 딸이 있었는데 그 소녀는 열다섯의 엣된
나이 로 양귀비꽃처럼 아름답고 총명한 데다 말을 거리낌 없이
잘하는 재주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소녀는 몹쓸 병에 걸
려 치료도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한 채 이내 죽고 말았다 마치
잘익은보리가들불에 모조리 타버린 것과같았다
아버지인 바라문은 자식의 갑작스런 죽음에 정신을 잃어 마
치 미친 사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비-라문은 법을 설해
사람들의 근심을 잊게 하고 걱정을 덜어 주는 성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성인을 찾아갔다.
“저는 무남독녀 외동딸 하나만을 믿고 사랑하면서 온갖 근
심을 잊은 채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애가 갑자기 몹쓸 병에
걸려 저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그 애 일만 생각하면 가없어 미
칠 것 같습니다. 원컨대‘ 저 를 급어살피시고 깨우쳐서 이 근심

의 매듭에서 풀려나게 해 주십시오 ..
부처님은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오래가지 못하는 네 가지 일이 있소 항상(영
윈)하거니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덧없어지고, 부귀는 반드시
가난하고 천해지며, 한번 만난 사람과는 반드시 헤어지고, 건
강한 사람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이오 ..
그러고 나서 게송을 율으셨다,
영원하다는 것 모두 다사라지고
높다는 것은 반드시 낮아지며
모인 것은 뿔뿔이 흩어지고
한번 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느니라
바라문은 이 게송을 듣고 곧 마음이 열려 근심과 슬픔의 매
듭이 풀렸다. 그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
어 덧없음뼈常을 꾸준히 생각하다가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법구비유경〉부상품

 

만나지 말자 헤어지기 괴로우나, 태어나지 말자 죽기 괴로우
나 - 그러나 만나고 헤어지고 태어나고 죽는 것이 어찌 마음대
로 할 수 있는 일인가 이러한 인간의 실존을 철저히-게 깨달을 수
있다연 크게 상처를 입을 것 같지 않다 말로는 쉽지만실제로는 역
시 어려운 일이다 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니까 아라한은
깨달은 성자이다 그러므로 대접받을 지격을 갖춘 이라는 뜻에서
응공뺀供이라고도한다

출처 : 대구문학 – 시야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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