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억장'을 찾아보면 "썩 높은 것. 또는 그런 높이."라고 풀어놓고 관용구로 '억장이 무너지다.'를 보기로 들어놨습니다. | | |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맑고 좋네요. 오늘 아침도 마땅히 애들과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들이 먼저 초등학교로 들어가고, 저는 셋째와 함께 어린이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 공원을 지나오면서 잠시 간지럼나무를 간지럼 태우는 해찰도 부려보고, 민들레 꽃씨도 불어보는 등 놀면서 일터에 나왔습니다.
이렇게 재밌게 출근할 수 있는데, 비가 오면 그런 재미를 못 봅니다. 그래서 저는 비가 오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 뻥이 좀 심했나요? ^^*
오늘은 억장을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에 쓴 장(丈)은 길이 단위로 얼추 열 자에 해당하는 3미터 정도 됩니다. 억은 천, 만, 억할 때의 억입니다. 그래서 억장을 있는 그대로 풀면, 3억 미터입니다.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길이가 대략 40,000km이니, 3억미터는 지구를 7.5바퀴 도는 길이네요. 뭔가를 억장이나 쌓아놨는데, 순식간에 무너지면 얼마나 아프고 괴롭겠어요. 그게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겠죠.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억장'을 찾아보면 "썩 높은 것. 또는 그런 높이."라고 풀어놓고 관용구로 '억장이 무너지다.'를 보기로 들어놨습니다.
다음 사전에는 ①썩 높음, ②또는 썩 높은 길이만 있고, 네이버 사전에는 ①썩 높은 것, ②또는, 그 길이, ③극심한 슬픔이나 절망 등으로 몹시 가슴이 아프고 괴로운 상태가 됨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하루 애와 함께 자전거를 못 탄다고 해서 '극심한 슬픔이나 절망 따위로 몹시 가슴이 아프고 괴롭'지는 않습니다. 오늘 못 타면 내일 타면 되고, 내일도 못 타면 모레 자전거를 타면 되니까요. 그러나 한여름이나 겨울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없기에 요즘처럼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 비가 오면 서운하기는 합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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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내숭]
안녕하세요.
아침에 일터에 나오자마자 제 속을 뒤집는 사람이 있네요. 제가 잘못된 건지 그 사람이 잘못된 건지...쩝...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내숭을 떠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내숭을 잘 못 떨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는 그런 사람이 싫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대로만 돌려받으면 될 것을 뭐 그리 숨기고 감출 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숭이라는 말은 어찌 보면 순 우리말이 아닙니다. 수육이 숙육(熟肉)에서 왔고, 배웅이 배행(陪行)에서 왔듯이 이 내숭 또한 내흉(內凶)에서 온 말입니다. 힘줄이 심줄이 되듯이, 내흉의 ㅎ이 ㅅ으로 바뀌어 내숭이 된 거죠. 한자 뜻 그대로만 본다면 내흉이 변한 내숭은 속마음이 더럽다는 뜻일 겁니다.
내숭은 이름씨(명사)로 쓰일 때는 내숭을 떨다, 내숭을 피우다처럼 쓰이지만, 그림씨(형용사)로도 씁니다. "겉으로는 순해 보이나 속으로는 엉큼하다."는 뜻으로 할아버지는 사람이 좀 내숭합니다처럼 씁니다.
내숭을 예쁘게 피운다는 것도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숭이라는 낱말 자체가 별로 맘에는 안 듭니다.
겉과 속이 같고, 말고 행동이 같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습니다. 저부터 그런 사람인지를 반성하면서 모든 사람을 진실로 대하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대하며 살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 | | | 우리말 편지는 제가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보내는 것입니다. 저는 성제훈이고 누리편지는 jhsung@korea.kr이며, 전화는 010-3338-1867이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은 urimal123 입니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