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2009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해쌀과 햅쌀]
안녕하세요.
오늘은 긴팔을 입고 나왔습니다. 반소매를 입고 나오다보니 좀 쌀쌀하더군요. ^^*
어제 말씀드린 대로 "그해에 난"이라는 뜻의 앞가지는 '해'이고 뒤에 오는 낱말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적습니다. 햇감자, 햇과일, 햇것, 햇병아리, 햇비둘기, 햇솜, 햇순, 햇나물로 쓰고, 해쑥, 해팥, 해땅콩으로 쓰는 게 바르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만, 그 해에 난 쌀은 '해쌀'이 아닌 '햅쌀'인데 이 까닭은 '쌀'이 중세국어에서 'ㅂ살'처럼 낱말 첫머리에 'ㅂ' 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현대국어에서 홀로 쓰일 때 'ㅂ' 소리가 나타나지 않다가 '입쌀', '찹쌀', '멥쌀', '햅쌀'처럼 몇몇 다른 낱말이나 앞가지(접두사)와 붙어 쓰일 때에는 'ㅂ' 소리가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현대국어에서는 이들의 실제 소리(발음)를 고려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고 있는 것이죠.
글을 쓰다 보니 햅쌀로 지은 밥을 먹고 싶네요. ^^*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보태기) '긴팔'은 "길게 만든 옷소매 또는 그런 옷."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긴팔을 입다'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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