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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도서관, 책 박물관에서 숨 쉬는 문화공간으로 변신 중

문근영 2016. 5. 22. 08:14

      

도서관, 책 박물관에서 숨 쉬는 문화공간으로 변신 중
인천 영종도서관 “10월 어느 멋진 날” 공연 열어
 
김영조

 
 
▲ “포이트리(Peotry) 콘서트”에서 시낭송을 하는 김해자 시인     ? 영종도서관
  
도서관은 뭐 하는 곳일까 하고 물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왜냐면 도서관은 책 읽고, 공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걸 모를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제 그런 대답은 50점짜리밖에 안 된다. 도서관은 예전과 달리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저 책만 생각할 그런 곳이 아니라 이제 음악회, 시낭송회, 각종 문화 강연이 끊임없이 열리는 말 그대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31일, 늦은 4시 30분 인천공항과 가까운 영종신도시에서는 10월의 마지막 밤을 맞아 아주 뜻 깊은 공연이 있었다. 지역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폭과 기회를 넓혀주려고 기획한 행사로 (재)인천문화재단 영종도서관(관장 이정림)이 마련한 “포이트리(Peotry) 콘서트 및 야간 문화행사”가 그것이다.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었는데 1부 “포이트리(Peotry) 콘서트” 곧 시낭송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시낭송 프로젝트' 사업으로 영종도서관을 포함하여 전국 69개 도서관이 선정됐다.  

“포이트리(Peotry) 콘서트”의 첫 무대는 전 한국작가협회 사무처장을 지냈고, 백석문학상과 전태일문학상을 받은 김해자 시인의 아름다운 시낭송이 있었다.

이어 시인은 사회자와의 깜짝 대담에서 “시는 연애라고 생각한다. 사랑의 마음이 없으면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없고, 아름답게 볼 수 없으면 시를 쓸 수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들려줬다.  
 

▲ ▲ 서용덕 시인의 동시 “키 큰 나무”를 낭송하는 김준호 어린이     ? 영종도서관
  
▲ 공연 삼매경에 빠진 청중들     ? 영종도서관

이어서 지역주민 이성자 씨가 김춘수의 “꽃”, 서원희 씨가 이해인 수녀의 “작은 소망”을 맛깔스럽게 낭송했고, 김준호 어린이가 서용덕 시인의 동시 “키 큰 나무”를 앙증맞은 목소리로 들려줬다. 

포이트리 콘서트의 마지막으로 영종도서관 5행시 짓기에 응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었다. 7살 김승리 어린이가 멋진 5행시로 1등 상을 받았고, 2등은 김은숙 씨, 3등은 김영덕 씨가 차지했다. 이날 특히 김해자 시인의 시집을 지은이가 직접 서명하여 주었고, 떡을 넉넉하게 돌려 잔치의 맛이 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 바리톤 신상진, 소프라노 고예주 씨가 멋진 화음으로 무대를 열었다.     ? 영종도서관
   
▲ 영상과 함께 심청가 중 사랑가를 소리하는 조동언 명창     ? 영종도서관
 
포이트리 콘서트 뒤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지는 공연이 한바탕 이어졌다. 먼저 바리톤 신상진, 소프라노 고예주 씨의 멋진 화음으로 “10월 어느 멋진 날” 등 감미로운 성악을 선물했다. 그리곤 김혜민 씨의 해금 연주는 두 줄만의 현이 내뿜는 매력에 푹 빠지게 하였다. 이어서 판소리 소리꾼 조동언 씨가 춘향가 중 사랑가를 영화와 함께 들려주어 훨씬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소프라노 고예주 씨가 “불인별곡”, “인연” 등을 불렀고, 전옥주 씨가 25현 가야금으로 “궁타령의 멋”을 들려주었으며, 송문선 양은 “담쟁이”, “배 띄어라” 등 국악가요를 불러 청중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 25현 가야금의 매력을 뽐내는 전옥주 씨     ? 영종도서관

  

▲ “배 띄워라”를 열창하는 국악가수 송문선    ? 영종도서관

 

 

         ▲ “잊혀진 계절”을 청중과 함께 부르는 출연진

 


모든 행사가 다 끝난 뒤 출연자들이 함께 무대에 나와 청중과 함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불렀다. 우리는 누구나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란 노래를 생각하는데 이날 “10월 어느 멋진 날” 공연에 참석한 이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에 마지막 밤을~”이란 노래의 가사처럼 이날 행사를 잊지 못하리라. 

이날 공연은 원래 야간무대로 꾸밀 예정이었으나 쏟아지는 비 탓에 실내 공연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비 내리는 깊어가는 가을밤은 오히려 운치를 자아내어 출연자와 청중이 함께 어우러진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냈다. 

도서관이 진보했다. 이제 옛날의 도서관이 아니다. 도서관은 다만 책만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예술 공간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그 대열의 맨 앞에서 영종도서관은 힘차게 견인해내고 있다. 9월의 다채로운 독서와 관련된 문화행사에 이은 10월의 마지막 밤을 수놓은 이날 도서관에서 듣는 아름다운 시낭송과 음악회는 참석한 지역주민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기억되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어쩌면 영종도서관 주민들은 복 받은 사람이라는 질투를 받을지도 모른다.

 

출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글쓴이 : 김영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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