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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물 저나물 바삐펴서 채광우리를 채와가지구 해지기전에만 집에 가자 (후렴)끔대끔대 끔대끔 놀아라 끔대끔대 끔대끔 놀아라“ 위는 서도민요의 하나인 ‘나물타령(끔대타령)’의 사설이다. 연배가 좀 된 사람들이라면 이은관의 배뱅이굿을 기억한다. 그의 익살스러운 재담은 많은 사람을 웃기고 울렸다. 그 이은관의 배뱅이굿은 서도소리의 하나인데, 서도(西道)소리는 196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된 평안도·황해도 등 관서지방의 향토민요이다. 서도소리의 선율은 흔히 ‘수심가토리’라 하여 위의 음은 흘러내리고, 가운데 음은 심하게 떨며, 아래 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가락으로 되어 있는데, 느리게 부르면 구슬픈 느낌을 준다. 서도소리는 크게 수심가, 엮음수심가, 긴아리, 안주애원성 따위의 평안도민요와 긴난봉가, 산염불, 자진염불, 몽금포타령 등의 황해도민요가 있다. 우리나라 민요를 보면 경기민요, 남도민요, 동부민요, 제주민요, 서도민요가 있는데 이 가운데 서도민요는 북녘의 것이어선지 별로 불리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계승하여 부르는 소리꾼도 많지 않는 실정이다. 하여 서도민요는 숨이 끊어질 직전까지 갔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기 서도소리의 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가운데에 서도소리계 최정상급 여류 명창으로 손꼽히는 유지숙이 있다. 유지숙은 지난해 11월 중국 후난성 츠비시 난핑산(湖南省 赤壁市 南屛山)에서 우리 서도소리 ‘공명가(孔明歌)’를 소리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곤 최근 신나라(회장 김기순)를 통해 “서도명창 유지숙의 ?녁소리 <토리>”란 이름의 시디를 발매했다.
이번 음반에 오른 노래들은 대부분 지난 해 4월 이미 잊히고 사라진 전통의 서도소리들을 되살려 ‘유지숙의 북녘소리 토리’라는 이름으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발표해 청중들에게 큰 손뼉을 받았던 것들이다. 공연 때는 몇 개의 악기로 노래를 따라가는 수성(隨聲)가락의 반주였지만 음반에서는 풍부한 음향을 위해 대규모의 국악관현악단과 호흡을 맞추었다. 음반에는 서도의 신민요로 1960년대 이후 크게 유행했던 ‘굼베타령’, 북한의 유명한 소리꾼 김진명이 작곡한 노래로 농촌의 농사일을 경쾌하게 노래하는 ‘산천가’, 사설을 곁들인 익살스러운 노래 ‘풍구타령’과 함께 함경도의 애원성, ‘농부가’, ‘아스랑가’, ‘전갑섬 타령’의 민요가락들이 퉁소반주에 얹혀 실향민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는 점도 이 음반에서 맛 볼 수 있는 또 다른 정취일 것이다. 특히 ‘끔대타령’ 일명 ‘나물타령’은 2박 계통의 빠른 장단으로 여러 종류의 나물을 열거해 나가는 재미있는 민요이며, “이슬비가 네 술비냐 / 지상중에두 술비로다”로 시작하는 ‘술비타령’, “일자도 모르는 건 판무식이로다 떨떨레 관창이지 / 남으로 흥 뻗은 길이라”로 시작하는 ‘투전풀이’도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겨운 노래이다. 하지만, 노래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가는 것은 ‘청사초롱’이다. 이 노래는 원래 함경도 민요 ‘편지가 왔다네’인데 지난 해 공연 때 아이들에 맞춰 개사하고 몇 소절을 덧붙인 다음 불러 좋은 반응을 얻었던 노래이다. 청사초롱은 다른 노래에서 보지 못했던 기교가 돋보인다. 보통 경기민요에서는 속목(세청)으로 한참을 노래하다 겉목으로 돌아오지만 이 노래는 속목과 겉목을 바로바로 뒤집는 현란한 기교가 노래 전체를 꿰뚫는다. 깊은 내공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대단한 소리이다. 사실 이 노래의 녹음은 다른 곡이 다 끝난 뒤에 다시 녹음실에서 하루를 고생한 끝에 완성한 것이라는 후문을 듣는다.
유지숙은 오는 7월 4일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에서 음반에 오른 소리들을 부른다. 또 특별한 계획으로 오는 11월 2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서도소리극인 “향두계노리‘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서한범 단국대교수는 유지숙을 이렇게 평가한다. “유지숙은 묻혔거나, 잊혔던 서도지방의 소리들을 되찾고자 하는 그녀의 학구적 자세가 남다른 것은 물론 발굴ㆍ채집된 노래들을 가다듬고 매만져 나가는 과정이 매우 진지하고 치밀하며, 새로운 소리들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여 검증을 받으려 노력하고, 검증된 노래들을 보급하기 위하여 음반을 제작하거나 후진들을 가르치는 일에 진력하는 뛰어난 소리꾼이다.” 소리꾼들은 각자 특성이 있다. 어떤 사람은 힘이 있고, 어떤 사람은 뛰어난 기교가 있으며, 어떤 이는 타고난 청이 좋고, 어떤 이는 감칠맛이 나기도 한다. 그런데 유지숙은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아우른 능력의 소유자가 아닐까? 또 어떤 소리꾼은 쉽게 안주하여 소리만 하는 사람도 있다. 그저 스승의 노래에만 머무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세는 예술의 퇴보를 불러오기에 제자가 스승에게 청출어람을 바쳐야 함은 절대 필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유지숙은 잊힌 노래를 다시 찾아내고 이 노래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은 물론 이를 세상에 널리 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 이 시대의 진정한 명창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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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글쓴이 : 김영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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