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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우리를 왜 사랑하실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초등학교 ‘슬기로운 생활’ 시험지에 나온 질문과 학생의 답이 재미나다. 며칠 전 카카오톡으로 친구가 보내온 ‘초등학교 시험답안지’라는 제목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모처럼 쿡쿡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마도 학교 선생님이 재미나거나 엉뚱한 답안지만을 골라 사진을 찍어 올린 것 같은데 이것이 뜻밖에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는 손말틀(핸드폰)이니 컴퓨터도 없었고 교과목 이름도 사회, 도덕, 국어, 산수…. 같은 딱딱한 이름이 주종을 이뤘다.
친구가 보내온 카톡에 있는 몇 가지 재미난 이야기를 더 소개해보면, “할머니 생신입니다. 할머니께 드릴 카드를 예쁘게 그려봅시다.”라는 항목에 “삼성카드”라고 글자만 써놓은 것도 읽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또 “친구가 교내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하는지 쓰시오.”라는 질문에는 “꼴에”라고 답을 하거나 “옆집 아주머니가 떡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무어라고 인사를 할까요?”에는 “안 사요.”라는 답은 씁쓸하다.
“옛날에는 밥을 지을 때 무엇을 땔감으로 사용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LPG가스”라고 답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라는 답도 현대문명의 완숙기에 태어난 아이들다운 답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에스컬레이터와 가스레인지 같은 것을 예사로 본 아이들로서는 장작을 이용하여 가마솥에 밥을 한다든지 계단을 이용할 때 조용히 오르내리는 것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기 쉽지 않을 것이다.
“옆집 아주머니가 사과를 주셨습니다, 뭐라고 인사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뭐 이런 걸 다”라는 답안지는 웃음이 나온 다기보다는 어른들의 언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곱씹게 한다. 물론 실제 생활에서 “뭘 이런 걸 다”라는 말을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전에 “고맙다”라는 말을 먼저 배우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나는 아직 미혼으로 초등학생인 조카 녀석 학교 시험 답안지를 엿보는 것 같아 흥미로웠지만 예절을 알기 전에 되바라진 말과 행동을 먼저 배우는 것이 요즘 아이들이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카톡으로 무진장 확산하는 유모어 속에는 그냥 웃어넘기지 못할 이야기도 들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긴장된 일상에서 잠시 나마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독자 정채원 / 회사원(33살, 강동구 명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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