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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가장 복잡한 거리는 토론토시내입니다. 특히 요즘 같은 불볕더위에 출퇴근길의 정체는 차속에 앉아 기다리는 운전자들의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 되게 합니다. 그런데 그 분주한 토론토 도심 중앙 분리 녹지대에 무궁화 꽃이 만발해 있다니 얼마나 반갑고 자랑스러운지 금새 더위는 자취를 감추어 버립니다. 흰색, 연보라색 아름다운 무궁화를 바라보노라면 기다리는 시간이 오히려 즐겁습니다.
‘캐나다에 무궁화를 번창시키자’라는 뜻이 합쳐 ‘무궁화 사랑모임(약칭. 무사모)이 탄생한 것은 지난 2003년이었습니다. 고 이상온 님이 주동이 되어 3만주의 무궁화묘목을 심으며 기세 좋게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경험과 지식 부족으로 대부분이 얼어 죽거나 폐기처분되는 슬픔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좌절에 빠진 무사모를 다시 세운 분이 김병선 현 회장입니다.
행정 관청을 돌아다니며 끈질기게 호소 한 결과 2006년 토론토 도심에 시 공원당국이 무궁화 묘목 65주를 중앙분리대에 심게 한 것입니다. 거의 일백여 이민족이 어울려 사는 캐나다에서 민족그룹의 요청으로 특정 식물을 심어 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길엔 미국총영사관을 비롯하여 토론토시청, 온타리오 주청사 등이 몰려 있는 정치적 중심지인 동시에 병원 법원 등이 모여 있는 토론토의 심장 같은 곳이라고 불립니다.
지난 2007년에 무궁화 식수 허가를 받아 마침내 제임스가든(James Garden)에 제1호 무궁화동산을 조성하게 되었고 금년 2월 공원관리 책임자 그레그 맥도널드와 회의 한 결과 한인회관 주위에 제2호 무궁화동산을 만들 것과 노스 요크(North York) 여러 곳에 무궁화 심기를 합의하였습니다.
또 지난 해 (2011년) 11월 현충일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목숨을 잃은 캐나다 병사 516명과 부상당한 군인을 기리며 감사의 뜻을 상징하는 빨간 리본 516개를 무궁화나무마다 정성들여 매다는 행사를 벌려 캐나다 주민들을 감동시켰습니다. 토론토의 주요지역으로 무궁화나무가 점점 번창하게 될 뿐만 아니라 무궁화 묘목을 나누어 줌으로써 이제 한국 각 가정마다 무궁화를 심는 운동이 퍼져 무궁화 꽃과 함께 한국민족의 긍지도 나날이 충천해 지고 있습니다.
무사모는 한국 캐나다 우호관계 증진에 훌륭한 민간외교관 역할을 하고 자라는 우리 자녀들에게 나라꽃을 사랑하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좋은 교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무궁화 묘목장에 인접한 작은 도시 웰란드(Welland)는 ‘장미의 도시(City of Rose)’라 하는데 온 도시가 집집이 무궁화동산입니다. 무궁화를 ‘샤론의 장미(Rose of Sharon)’ 라고 부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곧 광복절이 됩니다. 올림픽 태극전사들의 승리의 소식을 들으며 마을을 한 바퀴 도는 일이 신나고 즐겁습니다.
독자 손정숙 / 재캐나다 수필가, 전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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