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간 거울/정용화
얼어있던 호수에 금이 갔다
그 틈새로 햇빛 기웃거리자
은비늘 하나 반짝 빛났다
그 동안 얼음 속에
은어 한 마리 살고 있었나보다
어둠에 익숙해진 지느러미
출구 찾아 깊이를 알 수 없는
고요 속을 헤엄친다.
넓게 퍼져 가는 물무늬
한순간 세상이 출렁거린다
깊고 넓은 어둠 속에서
너를 지켜주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픔 속에서 반짝임이 나온다
반짝이는 모든 것은
오랜 어둠을 견뎌온 것이다
금은 또 다른 세상으로의 통로다
깊이 잠들어 있는 호수 속에서
물살 헤치고 길이 꿈틀거린다
(06,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출처 : 작가 사상
글쓴이 : 옥구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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