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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공미와 자연미

문근영 2014. 7. 27. 00:45

인공미와 자연미
  글쓴이 : 정지창     날짜 : 2010-09-07 10:26    

 

광고의 마력을 얘기할 때 내가 빠뜨리지 않고 드는 두 가지 사례가 있다. 하나는 국내의 유수한 화장품회사에서 내보낸 텔레비전 광고다. 이 광고는 이른 새벽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의 풀잎에 반짝이는 이슬방울과 함께 아름다운 여배우의 해맑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면서 ‘천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000화장품'이라는 광고문을 들려준다. 이 광고를 보고 듣는 여성들은 마치 이 화장품을 바르면 맑고 깨끗한 아침이슬 같은 천연의 아름다움을 가지게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착각을 일으키는 화장품과 분유 광고

 

그러나 인공미가 아닌 자연미를 천연의 아름다움이라 부른다면, 천연의 아름다움이란 화장품을 아예 바르지 않은 자연상태의 맨얼굴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따라서 얼핏 보면 그럴듯한 화장품 광고의 문안은 논리적으로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억지소리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 광고가 많은 여성들에게 먹혀드는 것은 아름다운 영상과 ‘또로록’ 구르는 이슬방울 소리(실제 또로록 소리를 내며 구르는 이슬이 어디 있는가!), 해맑은 여배우의 얼굴 등이 만들어내는 영상효과가 너무 멋지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광고문의 달콤한 속삭임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것 말고 또 하나 예로 드는 것은 한 다국적 식품회사가 아프리카에서 분유를 팔아먹을 때 쓴 광고기법이다. 이 회사는 흰색 가운을 입은 방문 판매원들을 마을에 보내 분유를 판매했는데, 모유를 먹이던 아프리카의 엄마들은 간호사나 의사 비슷한 인상을 주는 판매원들에 속아 비싼 돈을 들여 분유를 사 먹였고, 그 결과 많은 아기들이 감염으로 죽고 말았다. 냉장고나 위생시설이 변변치 않은데다 열대지방의 무더운 날씨로 세균의 번식이 빠른데도 우윳병을 끓는 물에 철저히 소독하라고 가르치지 않은 탓이다. 결국 한 시민단체는 이 회사를 살인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기에 이른다.

 

그 후 이 회사가 어떤 처벌이나 제재를 당했는지 나는 모른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분유회사가 우량아선발대회를 열고, 산부인과에서도 신생아에게 무조건 분유를 먹인 적이 있다는 것만을 기억할 뿐이다. 요즘은 젊은 엄마들도 웬만하면 다 모유를 먹이고 있다. 모유를 먹여야 아토피 같은 난치병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화장품도 요즘은 자연산 재료를 쓴 화장품이 인기라고 한다.

 

4대강 사업, ‘성형미인’ 추구하는 것과 흡사

 

그런데 이런 광고의 속임수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은 화장품 회사나 분유회사만은 아니다. 이른바 ‘4대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행되는 국토파괴 행위도 치렁치렁한 물에 떠 있는 유람선과 자연 생태적인 모래섬을 까뭉개고 인공으로 조성한 잔디공원, 강변 모래사장을 걷어내고 만든 자전거도로를 멋지게 사진과 영상에 담아 ‘4대강 살리기’라고 포장하여 선전한다. 실제로 이런 그림과 영상을 본 도시 사람들, 특히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과 백사장의 아름다움을 체험하지 못한 젊은 사람들은, 그것 참 멋진데, 하고 곧잘 속아 넘어간다.

 

4대강 사업은 마치 해맑은 산골 처녀의 얼굴을 성형수술하고 화장품을 처발라 ‘인공미인’으로 만든 다음 미스코리아로 뽑아 상품화하는 것과 흡사하다.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사람들은 요즘 사람들이 천연의 아름다움보다 인공의 아름다움을 좋아한다고 철석같이 믿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세상이 온통 성형미인들로 넘쳐나면 머지않아 가공하지 않은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소박한 얼굴을 선호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미의식은 시대에 따라 바뀌고, 판촉광고의 속임수도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분유보다 모유가 아기 건강에 좋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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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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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학교 독문과 교수
·  전 민예총대구지회장
·  저서: <서사극 마당극 민족극> 등



 

 

 

출처 : 좋은 세상 물꼬 만들기
글쓴이 : 박종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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