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편지

[스크랩] [우리말편지] 사이시옷 문제

문근영 2014. 6. 4. 00:41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1. 6. 23.(목요일)

여기서 오늘도 문제를 내겠습니다.
아래 보인 10개 낱말 가운데 사이시옷이 잘못 쓰인 것을 찾으시는 겁니다.

등굣길, 하굣길, 꼭짓점, 뼛속, 뱃속, 장맛비, 갈빗찜, 핑�빛, 귓병, 제삿날

안녕하세요.

아침에 비가 내리는 것을 보니 장마는 장마인가 봅니다.

장마 때 내리는 비는 '장마비'가 아니라 사이시옷이 들어간 '장맛비'가 맞습니다.
장마+비는 고유어+고유어이므로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게 바릅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2006년 이전에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낱말이 다른 게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서에는 '꼭지점'으로 나와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꼭짓점'이 바른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에 교육부가 2006년 5월 이 같은 혼란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 표기 기준을 표준국어대사전으로 단일화한다는 업무 협정을 국립국어원과 맺었습니다.
따라서 그 이후 만든 교과서부터는 책에 '꼭짓점'이라 올랐을 겁니다.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으로
순우리말 또는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따위에 받치어 적습니다.
아랫방, 아랫니, 나뭇잎처럼 씁니다.

여기서 오늘도 문제를 내겠습니다.
아래 보인 10개 낱말 가운데 사이시옷이 잘못 쓰인 것을 찾으시는 겁니다.

등굣길, 하굣길, 꼭짓점, 뼛속, 뱃속, 장맛비, 갈빗찜, 핑�빛, 귓병, 제삿날


좀 뚱겨드리자면,
사이시옷은
순우리말+순우리말
순우리말+한자말
한자말+순우리말
한자말+한자말(이때는 6개(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만 사이시옷을 씀)
에만 씁니다.
따라서,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인 때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고,
외래어에도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낱말과 함께 그 까닭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한 분을 골라 작은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렸던 우리말편지입니다.


[운명을 달리하다/유명을 달리하다]

안녕하세요.

휴가 때 쌓인 편지 가운데,
‘OOO가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라는 편지가 있네요.
제가 잘 아는 분인데,
이번에 지병으로 돌아가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OOO가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라는 이 전자우편의 제목은 잘못되었습니다.
‘운명(殞命)’은,
“사람의 목숨이 끊어짐”을 뜻합니다.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면,
‘목숨이 끊어진 것을 달리했다’는 말인데,
좀 이상하잖아요.

운명을 달리한 게 아니라, ‘유명’을 달리했다고 해야 합니다.
‘유명(幽明)은,
“어둠과 밝음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저승과 이승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누군가 돌아가시면,
당연히,
‘유명을 달리했다’고 해야지,
‘운명을 달리했다’고 하면 안 됩니다.

굳이 ‘운명’을 쓰고 싶으면,
‘운명했다’고 하시면 됩니다.

그 선배님의 명복을 빕니다.

 

 

글 성제훈

 

 

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신의식(도르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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