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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산의 술 마시는 법도

문근영 2014. 5. 18. 00:06

다산의 술 마시는 법도
  글쓴이 : 편집팀     날짜 : 2005-12-14 17:51     조회 : 757    

 

연말 각종 송년모임으로 술자리가 잦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회포를 푸는 것은 좋은데 자칫 과음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한다. 술에 대해 다산 정약용은 과연 어떠했을까?


“나는 태어난 이래 술을 많이 마셔 본 적이 없다. 나 자신의 주량을 알지 못한다.”


다산이 아들에게 술을 끊도록 당부한 편지글에 나온 말이다. 그런데, 주량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대단한 주량 아닌가?


“벼슬하기 전에 중희당(重熙堂)에서 세 번 일등을 했던 덕택으로 소주를 옥필통(玉筆筒)에 가득히 부어서 하사하시기에 사양하지 못하고 다 마시면서 속으로 ‘나는 오늘 죽었구나’ 했었는데, 그리 심하게 취하진 않았다.”


“또 춘당대(春塘臺)에서 임금을 모시고 과거시험을 채점하던 중에 좋은 술을 큰 사발로 한 그릇씩 하사받았다. 그때 여러 학사들이 크게 취하여 인사불성이 되어 어떤 이는 남쪽을 향해 절을 올리고 어떤 이는 자리에 엎어져 눕고 했지만, 나는 시험지를 다 읽어 착오없이 과차(科次)도 정했다. 퇴근할 때에야 약간 취기가 있었을 뿐이었다.”


주량이란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다. 이 글에 의하면 다산은 술 세기가 만만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어쨌든 대취한 적은 없었다 한다. 그러나 아들에게 아버지가 술 조심을 당부하며 보낸 편지에서 한 말이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너희들은 내가 술을 반 잔 이상 마시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지만 교육상 거짓말이 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다산이 호방함을 좋아한 기질이었음을 감안하면 술을 제법 마셨을 것 같기도 하고, 엄격한 자기 절제력을 가진 인물이었음을 고려하면 술에 대해서도 절제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술을 마시고 쓴 시가 한둘이 아닌 것을 보면, 분명 술을 즐긴 사람이었으리라. 아무튼 같은 글에서 다산이 아들에게 가르친 술 마시는 법도는 이렇다.


“술맛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소가 물 마시듯 마시는 저 사람들은 술이 입술을 적시거나 혀를 적시지 않고 곧바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데 무슨 맛이 있겠느냐.”


“술의 정취는 살짝 취하는 데(微?: 미훈) 있다. 얼굴빛이 주귀(朱鬼)처럼 붉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곯아떨어지는 저 자들이야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


처음엔 사람이 술을 마시는데, 나중엔 술이 술을 마시고, 종국에는 술이 사람을 마시는 단계로 진전되곤 한다. 끝까지 좋으려면 속도와 양이 문제다. 우음(牛飮)은 술 마시는 풍속이 조장한다. 억지 잔돌리기가 술의 과속을 낳고, 폭탄주나 희한한 이름의 각종 유사 폭탄주들이 술자리를 초토화시킨다.

 

폭음을 막고 술자리 참석한 모두가 각자 주량껏 술을 즐길 수 있도록 올해는 다산의 주법(酒法)을 실천해보자. 입술과 혀를 적시며 천천히 술을 음미하고, 기분 좋게 살짝만 취한 상태에서 좋은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글쓴이 / 김태희(다산연구소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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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의 글은 다산이 아들 학유에게 보낸 편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해당부분의 원전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역은 박석무 정해렴 편역, <다산문학선집>(현대실학사)을 참조하십시오 -


[원전]

汝兄至 試予之酒 飮一盞不醉 問之汝能倍之 何於書不繼其父癖 而酒戶獨跨?也 此非好消息 汝外祖父節度使公飮酒能七盞不醉 然平生不以近口 至?節始製一? 容數十滴 取沾脣而已 吾生來不大飮 不自知酒戶 布衣時於重熙堂 蒙賜三重燒酒 將玉筆筒滿酌與之 辭不獲命 ?之心自語曰吾今日死矣 旣而無甚? 又於春塘臺侍上考卷 蒙賜旨酒一大碗 爾時諸學士??不省事 或南向拜 或於筵中?臥 而吾讀卷訖 科次無差錯 及退微醉而已 然汝曹嘗見吾飮酒過半盞時乎 誠以酒之味在沾脣 彼牛飮者 酒未嘗沾脣漬舌 而直達于喉? 有何味也 酒之趣在於微? 彼面如朱鬼 吐惡物困睡者 有何趣也 要之好飮者 其病多暴死 以酒毒浸潤臟 一朝腐爛 便連身偃壞耳 此大可畏 凡亡國破家兇悖之行 皆由酒出 故古者製?以節之 後或用?而不能節 故孔子曰?不? ?哉?哉 以汝之不學寡識廢族之人而添之以酒妄之名 將成何品人耶 戒之絶勿近口 以遵此天涯惻?之言也 酒病之發 爲發背爲腦疽爲痔漏黃疸種種奇怪 一出百藥不效 乞汝乞汝其絶口勿飮


 

 

 

출처 : 박종국 에세이칼럼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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