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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詩소리 시창작교실 제10강연 - 패러디(Parody)에 대하여 / 김용오 교수

문근영 2014. 5. 5. 10:17

전국시낭송가협회 " 詩소리 시창작교실" 김용오 교수님 제10교시 강연자료 - 패러디(Parody)에 대하여

 

 

0. 패러디(Parody)에 대하여

 

 

1) 서투른 시인은 모방을 하고 능란한 시인은 훔친다.

 

패러디란 어떤 텍스트를 풍자적으로 모방하는 개념이다. 좀 더 구체화시켜 보자면 풍자를 곁들여 원작을 꼬집거나 비틀어 문체를 흉내 내고 새로운 감각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패러디가 표절과 다른 점은 남의 작품을 도용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새로운 형식으로 베끼면서 재창조하는데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해서 훔쳐오기, 훔쳐보기. 베껴먹기 등등...

이 세상에서 가장 기막힌 패러디는 창세기에 마지막 사람 만드는 부분 즉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고 보니 보시기에 참으로 좋았더라.”라고 하던 창조주의 말

 

 

2)패러디의 상호 텍스트성

 

패러디가 성립하는 필요충분조건은 패러디 된 작품 다시 말해서 원전과 패러디한 작품의 이중구조를 상호 텍스트성이라고 한다.

 

 

주제: 상선약수(上善若水)_ 노자의 도덕경 8장 물 의 공덕 편에 있는 말

1)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은 물과 같다.(패러디의 원전)

2) 그렇지만 누구나 생도 물과 같지는 않다(체험의 개별화와 적대감)

3)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물같이 사는 것이다.(체험의 개별화와 적대감)

4) 물 먹고 산다는 것이 물같이 산다는 것과는 다르다.(시인의 통찰력)

5) 물같이 흐르고 싶어, 흘러가고 싶어(체험의 개별화와 친밀감)

결국은 적대감, 친밀감이라는 이중구조 즉 상선약수라 했지만 살고 보니 그게 아 니더라(적대감)그러나 물같이 사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것 역시 진실이더라.(친밀감)는 명백한 체험적 진리가 담겨 있다고 본다.

위의 시와 같이 내용의 패러디도 있지만 사실 처음 시를 쓰는 시인들은 내용보다는 형식의 패러디를 연습하는 것이 시 쓰기의 첩경이 될 수 있다.

 

 

 

 

 

0. 좋은 시 감상

 

 

 

물에게 길을 묻다

 

                                                                   천 양 희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고 누가 말했지요.

그래서 나는 물속에서 살기로 했지요.

날마다 물속에서 물만 먹고 살았지요.

물 먹고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물보라는 길게 물을 뿜어 올리고

물결은 출렁대며 소용돌이 쳤지요.

누가 돌이라도 던지기라도 하면

파문은 나에게까지 번졌지요.

물소리 바뀌고 물살은 또 솟구쳤지요.

그때 나는 웅덩이 속 송사리 떼를 생각했지요.

연어들을 떠올리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문득 물가의 잡초들을 힐끗 보았지요.

눈비에 젖고 바람에 떨고 있었지요.

누구의 생도 물 같지는 않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물같이 사는 것이었지요.

그때서야 가장 어려운 것이 가장 좋을 수 있다는 걸 겨우 알았지요.

물 먹고 산다는 것은 물 같이 산다는 것과는 다르더라구요.

물 먹고 살수록 삶의 파도 쳤지요.

오늘도 나는 물속에서 자맥질 하지요

물같이 흐르고 싶어, 흘러가고 싶어

 

 

 

 

나 무

 

                                                             박 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 날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귀에 그들은 떼를 지어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 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 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http://cafe.daum.net/speech2006 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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