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편지

[스크랩] [우리말편지] 수리비는 3만원이십니다

문근영 2013. 11. 25. 01:39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13. 8. 22.(목요일)

우리말에 '사글세'가 있습니다.
저는 사글세가 朔月貰에서 온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어제 오후에 한글학회 이대로 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니 '사글세'가 순우리말이라고 하네요.

안녕하세요.

오늘 저녁에는 비가 온다고 합니다.
더위도 좀 가시고, 가뭄도 풀리면 좋겠습니다.

1.
오늘은 이봉원 님이 보내주신 편지를 소개합니다.
어제 소개하려고 했는데, 제가 허락을 늦게 받아서 이제야 소개합니다. ^^*
이봉원 님이 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누리집에 올린 글입니다.

바른말 산책 : 수리비는 3만 원이십니다

요즘 서비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말투가 이상해졌습니다.
“고객님의 컴퓨터는 전원 장치에 이상이 생기셨습니다.”
“수리비는 3만 원이십니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습니다.
왜 사람이 아닌 사물에다 일일이 존칭을 붙이는 걸까요?

사물에 존칭을 붙이는 건 아래의 경우뿐입니다.
“어르신의 넥타이가 참으로 멋지십니다.”
“부장님의 뿔테 안경은 부장님 얼굴과 참 잘 어울리시네요.”
윗사람이 몸에 부착하는 개인용품에 한해서입니다.

요즘 안과병원에 가면 간호사한테서 이런 소리를 곧잘 듣습니다.
“시력검사 하시께요.”
누가 누구한테 존댓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말은 이래야 하지요.
“시력검사 받으세요.” 또는 “시력검사 할게요.”

진료를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자, 또 이럽니다. "들어가시께요!”
그냥 “안녕히 가세요.”하든지, 아니면 “들어가세요.” 하면 될 것을...

누가 이렇게 가르쳤는지 모르겠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또 기분이 언짢아질 때가 있습니다.
나이 어린 연예인들이 나와서는 서로 (이때도 ‘서로가 서로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극존칭을 남발하고,

또 젊은 주부가 나와서 자기 남편을 소개하며,
"제 남편은 퇴근 시간도 잘 지키시고 늘 자상하시며 건강하시고…”

이런 말을 무심코 쓰는 사람은, 집에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님, 애 아빠가 요즘 약주를 너무 좋아하셔서 매일 귀가 시간이 늦으세요.”
이 말은 이래야 하지요. "아버님, 애비가 요즘 술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귀가 시간이 늦어요.”

헤어질 때 여러 번 머리를 조아려 인사를 하는 일본인들에게도 과공비례(過恭非禮)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친 공손은 도리어 예의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바른말을 쓰는 건 예의와 품위를 갖추고 사람 사이를 편안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2.
기분 좋은 일이 많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조금 전에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본 재밌는 이야기 하나 소개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서 오늘도 웃는 얼굴로 시작합시다. ^^*

[효심]

분명히 성적표가 나왔을 텐데 맹구가
성적표를 내놓지 않자 어머니가 물었다.

"맹구야, 너 왜 성적표를 보여주지 않니?"

"선생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느라 고요"

"그게 무슨 소리냐?"

"선생님께서 오늘 그러셨거든요.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요"

- Star 유머 발췌 / 도서출판 예가 -

어제 몇 차례 얼굴을 찌푸리셨습니까?
오늘은 새벽부터 웃어보시지요?^^

- 웃으면 복이 넝쿨 채 굴러옵니다^^ -

고맙습니다.

아래는 2007년에 보낸 우리말 편지입니다.


[가름과 갈음]

요즘 몇 달 우리말편지가 틀린 것 없이 잘 나간다 했더니,
드디어 어제 사고를 쳤네요.
아침에 바쁘다면서 좀 서둘렀더니...


"텔레비전에 나온 말을 꼬집는 것으로 우리말편지를 가름하겠습니다."에서
'가름'이 틀렸습니다.


'가름'은
"따로따로 나누는 일"이나 "사물이나 상황을 구별하거나 분별하는 일"을 뜻합니다.


"(이미 있는 것을)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함."이라는 뜻의 이름씨(명사)는
'가름'이 아니라 '갈음'입니다.
움직씨(동사)는 '갈다'입니다.
이렇게 가름과 갈음은 발음은 [가름]으로 같지만 뜻은 다릅니다.


발음이 비슷한 '가늠[가늠]'도 있습니다.
"목표나 기준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려 봄. 또는 헤아려 보는 목표나 기준"입니다.
곧, 짐작하고 점치는 것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우리말 편지를 보낼 때는 더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내친김에 부탁을 좀 드리겠습니다.
1. 제가 이렇게 가끔 틀린 내용을 보내면 꼭 지적해 주십시오. 그래야 다른많은 분들이 틀린 내용을 공부하지 않게 됩니다.
2. 제가 보내드리는 우리말 편지를 여기저기 사이트에 올리시는 분이 많으신데요. 올리시고 나서 오늘처럼 틀린 내용을 바로잡는 편지를 보내면 그 내용으로 전에 보낸 편지를 고쳐주십시오. 꼭 부탁드립니다.


글 성제훈

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신의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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