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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 아침의 시 / 김요아킴 - 희생 번트

문근영 2013. 11. 22. 07:51

이 아침의 시 / 김요아킴

 

 

희생 번트
 
삼칠일을 인내하며
첫 번째 타석
연패의 고리를 끊기 위해
먼저 득점이 절실한 자리
두 명의 주자를 차례대로 꼭짓점에 세워 두고
노아웃 낮은 포복 자세로
내 배트의 점을 쳐 보려는 순간
모래바람 사이로 떠오르는
낡은 사진 너머의 한 얼굴
 
유독 눈이 컸었다
구령에 맞춰 항상 반 박자가 느렸던
사격장 총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던
고향이 어디 함양이라던가
농고를 졸업하고 줄곧 농사만 지었다던
입대 전날 제 손으로 받아 낸
그 송아지의 눈망울을 닮았다던
훈련 마지막 유격 시범에 차출돼 몹시도 떨던
그래서 대신 내가 총을 잡아 줬던
지금 그 얼굴이
포수 미트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불확실한 타점을 위해 호쾌하게 스윙을 할지
아님 또 나를 한번 희생할지
여전히 배팅 장갑은
어딜 잡아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고 있다
 
 
# 이타심(altruism)이란 타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목적으로 자신에게 돌아올 보상이나 벌에는 전혀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행하는 친사회적 행동이랍니다. 이타적 행동이 수행되려면, 첫째, 타인 조망 수용능력의 발달과업이 이루어져야합니다. 즉 다른 사람에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하지요. 둘째, 감정이입의 발달입니다. 타인이나 자연의 모든 대상, 그리고 예술작품 등에 자신의 정신을 이입시켜 자신과 그 대상들과의 융화를 꾀하는 정신작용을 의미합니다. 셋째, 문제해결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입니다. 발생된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설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유독 눈이 컸었다/구령에 맞춰 항상 반 박자가 느렸던/사격장 총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던 고향이 어디 함양이라던가/농고를 졸업하고 줄곧 농사만 지었다던/입대 전날 제 손으로 받아 낸/그 송아지의 눈망울을 닮았다던/훈련 마지막 유격 시범에 차출돼 몹시도 떨던/그래서 대신 내가 총을 잡아" 줄 수 있는 이타적 행동을 행할 수 있으려면 유아의 시기에 양육자인 부모님의 온정적인 양육을 통한 애착의 발달이 충분하게 이루어져야 한답니다. 또한 성장하면서 사회 속에서 이타적 행동을 하는 분들을 모델로 한 관찰과 모방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의 저자인 독일의 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은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이기주의자가 훨씬 잘 살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타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이타주의자가 훨씬 앞서게 된다"고 하였어요. 우리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의 "희생 번트"에 힘입어 "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교수 dsseo@shingu.ac.kr

 

-'문화저널21'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이온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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