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은유
최문자
미안해. 시 쓰는 이런 체위로 전력 질주 40년.
미안하고 미안해서 물끄러미 있는 남편에게 이런 여자 하나 얻어주고 싶다 내 영혼 반쯤으로 낮추고 반쯤은 남편의 영혼인 여자. 남편을 찾을 때도 구름으로 쉽게 찾기, 표정으로 쉽게 찾기, 입모양으로 감정 찾기, 찾기 놀이 하다가 호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 잘 우는 여자. 꼴까닥 넘어가게 섹스 잘 해주는 여자. 남편 젓가락에 잘 집히는 여자. 남편이 초록을 생각하면 초록을 감고 분홍 까지 들고 나오는 여자. 맨발로 벌레를 잡아 보여주는 여자. 군데군데 있는 남편의 얼룩을 베고 잠드는 여자. 가끔 봄나물 뜯어다 나물무침 위에 꽃다지를 얹어놓는 여자. 위스키를 주문하고 남편이 취해도 돈 안 달라는 여자. 형님, 형님, 하면서 내 등에다 고추 달린 사내 아이 업혀주며 마실 보내 주는 그런 여자.
어디 가서 그런 여자를 구할까? 생각하는 사이 벌써 집에 닿았다 어림 택도 없는 여자가 초인종을 누른다. 미안해 미안해 그런 여자 찾다가 또 이런 낡고 어설픈 형이상학적 체위로 돌아와서
―『현대시학』(2013. 4)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흐르는 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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