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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왕산 용선대
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어디로 갈까요?
교회에 다니던 분은 요단강을 건너 천당에 가고,
절에 다니던 분은 반야용선(般若龍船)을 타고 고해(苦海)를 건너
극락세계로 간다고 합니다.
통도사 극락전 뒷벽에 잘 그린 반야용선 벽화가 있습니다.
용머리와 꼬리를 갖춘 배에 일로왕보살과 지장보살이
여러 인간을 극락세계로 데려가는 모습입니다.
배 안에는 갓을 쓴 양반과 맨상투의 평민,
늙은 여자와 젊은 아낙에 머리 깎은 스님 등 많은 사람들이 합장을 하고 있습니다.
극락에 가는 자격에 반상의 차이나 승속의 차이가 없나 봅니다.
이 그림을 보고
‘나도 절에 시주 많이 하고 선행 좀 하면 극락세계로 갈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엄밀하게 말씀 들인다면 불교에서 ‘반야’란 지혜를 뜻하는 말로서
배움에 의한 지식이 아닌 깨달음의 상태를 뜻합니다.
즉 해탈의 경지에서 피안의 세계로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반야용선이 그림으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창녕 화왕산에 진짜 반야용선이 있습니다.
화왕산 중턱의 관룡사 마당을 거쳐 20분 쯤 오르면
배처럼 생긴 큰 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신라 사람들이 이 배위에 부처님을 모셔서 진짜 반야용선을 만들었습니다.
망망대해와 같은 드넓은 산야를 내려다보는 부처의 용모와 자태가 뛰어납니다.
신체의 비례가 좋고, 법의도 제대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미소를 머금은 근엄한 표정에 정이 갑니다.
경주 남산의 불상 중에서도 이만한 수준의 불상은 한 두 점뿐입니다.
비바람 거센 바위 위에서 이처럼 훌륭한 불상을 조각한 석공은 누구일까요.
좌대의 조각도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보물 제 295호인 석조여래좌상은 높이가 2.98m로 꽤 큰 편입니다.
헬리콥터도 없던 신라시대에 수십 길 절벽위에
무거운 부처와 좌대를 어떤 방법으로 모셨을까요.
조사해보니 절벽위의 돌로 부처와 좌대를 만든 것으로 판명되었답니다.
돌의 재질이 같은 같답니다.
만든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좁은 바위 위에서 부처와 좌대를 어떻게 옮겼을까요?
천야만야한 벼랑 위 좁은 터에 굵은 기둥을 얽어 세워놓고
부처와 좌대를 들어 옮긴 신라의 드잡이(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장인)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펜화로 옮기며 석등의 하대석과 근래에 설치한 쇠 난간을 빼버렸습니다.
용선대를 감상하기 좋은 장소가 바로 옆 언덕에 있습니다.
그러나 용선대 위에도 필히 올라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처님 옆에 앉아서 묵직하게 감도는 화왕산의 기를 느껴 보세요. 기가 워낙 센 곳에서는 기감이 약한 분도 약간씩은 느껴진답니다. 용선대에서 기도를 하는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용선대는 화왕산의 기가 강하게 분출 되는 곳이어서 비보의 필요성 때문에 부처를 모셨다고 합니다.
이 가을 용선대를 찾아 가시면
5만여 평에 달하는 화왕산성 억새꽃의 장관은 특별 보너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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